그러나 오늘의 성장은 화려한 시작에서 비롯되지 않았다. 사람도, 재정도, 환경도 충분하지 않았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과 복음의 능력을 믿는 믿음, 그리고 한 걸음씩 순종한 시간이 지금의 소금과빛교회를 만들었다.
박석환 목사는 개척 당시를 회상하며 말한다.
"처음부터 특별한 비전이 있어서 개척한 것은 아닙니다. 당시 나이가 들면서 저를 청빙하는 교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가만히 있는 사람을 사용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믿고 순종하며 도전할 때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그에게 개척은 계획보다 순종이었다. 그리고 그 순종의 자리에서 하나님은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셨다.
■허허벌판 장유에 심은 복음의 씨앗
2000년 당시 장유는 지금과 달랐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상권이 형성되기 전, 아직 개발의 가능성만 보이던 곳이었다. 그러나 박 목사는 그곳에서 도시의 미래를 보았다.
"사람들은 환경을 보지만 하나님은 가능성을 보십니다. 장유가 앞으로 성장할 것을 믿었고, 무엇보다 복음의 능력을 믿었습니다." 그가 개척 당시 붙들었던 말씀은 로마서 1장 16절이었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박 목사는 이 말씀을 지금도 목회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
"개척 당시 사람도 없고, 돈도 없고, 도움을 받을 곳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복음은 있었습니다. 복음이 정말 능력이라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일하실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 믿음은 현실이 되었다. 가족 5명이 시작한 예배는 1년 만에 58명의 성도가 모이는 공동체가 되었고, 하나님은 한 영혼 한 영혼을 붙여 주셨다.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은 영적 자식입니다"
개척 목회의 길이 언제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박 목사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성도와의 이별을 꼽았다.
"교인 한 사람 한 사람은 영적 자식과 같습니다. 생명을 다해 키웠는데 교회를 떠날 때는 인간적으로 실망하고 배신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도 그는 한 가지를 배웠다.
"사람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결국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한 영혼을 향한 사랑과 기다림이 쌓이며 교회는 성장해 갔다.
■개미군단의 헌신으로 세워진 교회
소금과빛교회의 성장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성도들의 헌신이다.
박 목사는 교회 건축과 확장의 과정을 돌아보며 특별한 고백을 했다.
"우리 교회는 한 사람이 큰 헌금을 해서 세워진 교회가 아닙니다. 성도 모두가 함께 세운 교회입니다." 성도들은 결혼반지를 드렸고, 아기 돌반지를 내놓았다. 명절 선물비를 아끼고 외식비를 줄여 하나님께 드렸다. 박 목사는 이를 "개미군단의 헌신"이라고 표현했다.
"작은 것들이 모여 큰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성도들이 '내 교회'가 아니라 '우리 교회'라는 마음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은혜였습니다."
현재 소금과빛교회가 2,500평 부지 위에 1,200석 규모의 예배당과 교육시설을 갖추게 된 것은 이러한 믿음의 공동체가 있었기 때문이다.
■소금이 먼저 녹아야 빛이 된다
교회 이름인 '소금과빛'에도 박 목사의 목회 철학이 담겨 있다. 왜 '빛과 소금'이 아니라 '소금과 빛'일까. 박 목사는 예수님의 말씀에서 답을 찾는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라고 먼저 말씀하셨습니다." 소금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녹아야 한다. 그러나 자신이 녹아 없어질 때 세상을 썩지 않게 하고 맛을 낸다.
"그리스도인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자신을 내려놓고 희생해야 합니다. 그럴 때 세상을 밝히는 빛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교회 사역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소금과빛교회는 성도들에게 거창한 헌신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섬김을 찾도록 돕는다. 주차 안내, 식당 봉사, 교육, 찬양, 차량 운행 등 각자가 받은 은사대로 섬길 때 믿음도 함께 성장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교회의 주인공은 평신도입니다"
소금과빛교회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평신도 전문사역이다. 박 목사는 교회 안의 평신도를 단순한 봉사자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동역자로 바라본다.
"교회 안에는 교역자보다 뛰어난 평신도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 은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성도들은 자신의 전문성과 은사를 활용해 다양한 사역에 참여한다. 교육 전문가들은 다음세대를 세우고,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성도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박 목사는 "목회자는 모든 일을 대신하는 사람이 아니라 성도들이 사역할 수 있도록 세워주는 사람"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소금과빛교회는 천 명이 넘는 공동체임에도 평신도 중심의 건강한 사역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최고의 전도는 '발바닥 전도'
소금과빛교회의 또 하나의 핵심은 전도다. 박 목사는 전도를 특별한 기술이나 프로그램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전도는 직접 전하는 것입니다. 최고의 전도는 발바닥 전도입니다."
발바닥 전도란 삶의 현장으로 찾아가는 전도다. 소금과빛교회는 매주 화요일 셀별로 지역을 찾아간다.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으며 복음을 전한다. 박 목사는 말한다.
"전도는 이벤트가 아닙니다. 한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초대하고, 양육하는 과정입니다."
그는 일회성 전도행사를 짝사랑에 비유했다.
"관계가 없는 전도는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전도는 관계이고, 관계는 소통입니다."
■건강한 교회는 생명을 낳는다
박 목사는 교회를 건물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체라고 표현한다.
"교회는 유기체입니다. 몸의 한 부분이 아프면 전체가 영향을 받듯 교회도 균형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소금과빛교회는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여덟 가지 방향을 강조한다.
△사역자를 세우는 지도력 △은사 중심 사역 △열정적 영성 △기능적 조직 △영감 있는 예배 △전인적 소그룹 △필요 중심 전도 △사랑의 관계
이 균형 속에서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성장하고, 또 다른 생명을 세우는 공동체가 되는 것이 목표다.
■지역을 품고 세상을 향하는 교회
소금과빛교회의 사역은 교회 안에 머물지 않는다. 독거노인들에게 반찬을 전달하고, 지역 어르신들을 섬긴다. 매년 미자립교회 리모델링을 지원하며 올해도 두 곳의 교회를 도왔다. 또한 4년마다 해외교회 개척을 통해 복음의 지경을 넓혀가고 있다.
박 목사는 말한다.
"교회는 지역사회 안에서 존재해야 합니다. 교회 때문에 지역이 행복해지고, 세상이 변화되는 것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입니다."
■사도행전의 교회를 꿈꾸다
26년의 목회를 돌아보며 박석환 목사는 가장 큰 힘은 성령께서 함께하신다는 믿음이었다고 고백한다. 개척 초기 4년 동안 사례비를 받지 않고 전도사 두 명의 사례비를 지원했다.
성도 58명이던 시절에는 전 교인이 제주도 수련회를 떠났고, 함께 한라산을 오르며 서로 밀어주고 격려하는 공동체의 사랑을 경험했다. 그 경험은 교회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되었다.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박 목사는 분명히 말했다.
"사도행전의 초대교회를 닮아가고 싶습니다. 이론과 실천이 균형을 이루고, 복음이 삶으로 나타나는 교회가 되고 싶습니다."
■복음의 능력은 지금도 살아 있다
허허벌판 같았던 장유에서 시작된 작은 예배. 그 예배는 26년 동안 수많은 영혼을 살리는 생명의 공동체가 되었다. 소금과빛교회의 역사는 한 교회의 성공 이야기가 아니다.
복음을 믿고 순종한 한 사람의 걸음, 그 걸음을 함께 따라온 성도들의 헌신, 그리고 그 모든 과정 가운데 역사하신 하나님의 이야기다. 소금은 자신을 녹여 세상을 살리고, 빛은 자신을 태워 어둠을 밝힌다. 김해 소금과빛교회는 오늘도 그 이름처럼 살아가고 있다.
복음의 능력을 믿으며, 소금처럼 녹아지고 빛처럼 비추는 교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