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감사를 성품이 유순한 이들의 덕목이나 인격적으로 잘 갖추어진 이들의 도덕적 태도로 여긴다. "착하게 살아야지", "감사하면서 살아야 좋은 사람이지"라는 당위적인 조언 속에 감사를 가두어두는 것이다.
그러나 감사를 단순히 착한 마음이나 도덕적 당위성으로만 접근하면 삶의 거친 풍랑을 만났을 때 감사는 가장 먼저 버려지는 무기력한 관념이 되고 만다. 감사는 도덕적 의무가 아니다. 감사는 뇌와 마음의 회로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가장 강력하고 과학적인 도구다.
우리의 뇌는 평생에 걸쳐 경험과 자극에 따라 구조를 바꾸는 ‘뇌신경 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늘 불평하고 불안해하는 사람은 뇌 속에 ‘부정의 고속도로’를 뚫는 것과 같다. 작은 자극에도 뇌는 불평과 염려라는 익숙한 길로 빠르게 달려간다. 반대로 의도적으로 감사를 선택하고 표현할 때 뇌 속에는 ‘긍정의 새로운 길’이 만들어진다. 감사는 뇌의 전두엽과 시상하부를 자극해 의욕을 고취하는 도파민과 마음의 안정을 가져오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한다. 동시에 만성 피로와 질병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획기적으로 낮춘다.
즉, 감사는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우리의 뇌 신경망을 긍정적이고 건강한 방향으로 재구성하는 물리적이고 과학적인 훈련이다. 감사의 효과는 개인의 뇌 속에서만 머물지 않는다. 감사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바꾸는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가정과 일터에서 누군가를 향해 건네는 구체적인 감사의 말 한마디는 상대방의 방어 기제를 낮추고 친밀감을 극대화한다. 내가 바뀐 시선으로 상대의 작은 노력을 알아채고 감사할 때, 상대 역시 거울처럼 내게 긍정의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오랫동안 꼬여 있던 관계의 타래가 풀어지는 시작점은 언제나 거창한 해결책이 아닌 작은 감사 한 마디였다. 성경에서 고백하는 영적인 감사는 단순히 복을 구하는 기복이 아니다. 하나님을 향한 진실한 고백은 우리의 마음과 몸, 나아가 삶의 태도를 건강하게 가꾸는 영적·과학적 원리를 담고 있다.
감사의 기도는 우리의 생물학적·심리학적 상태를 최적화하여 삶의 어떤 시련 앞에서도 다시 일어서게 하는 강력한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선물한다. 감사는 마음의 근육과 같다. 타고난 성격이 유쾌하지 않더라도 훈련할수록 근육이 붙듯 감사 근육도 점점 단단해진다. 필자의 저서 《나를 바꾸는 작은 기적, 감사》에서 강조하듯, 감사를 잘 실천하기 위해서는 뭉뚱그려 감사하기보다 구체적인 ‘감사 포인트’를 잡는 것이 핵심이다.
오늘 하루, 일상에서 즉시 적용해 볼 수 있는 '감사 포인트' 작성 예시를 소개한다.
[일상 적용 : 감사 포인트 예시]
- 상황: 배우자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잊지 않고 마트에 들러 재료를 샀다.
- 감사 포인트(배우자): 피곤했을 텐데 나를 배려해서 마트까지 들러 장을 봐준 그 마음이 너무 고맙다.
- 적용: "여보, 오늘 많이 피곤했을 텐데 잊지 않고 장 봐와 줘서 정말 고마워요. 덕분에 맛있는 저녁을 먹네요."
단순히 "가족에게 감사하다"고 적는 것보다 이처럼 '어떤 상황에서 상대의 어떤 마음과 행동에 감사를 느꼈는지' 구체적인 포인트를 짚어낼 때 뇌는 더욱 강하게 감사의 호르몬을 만들어낸다.
감사는 환경이 완벽해졌을 때 비로소 찾아오는 결과가 아니다. 어떤 환경 속에서도 감사할 구실을 찾아내는 훈련된 능력이다. 오늘부터 하루 한 번, 가까운 이의 작은 행동에서 구체적인 '감사 포인트'를 찾아 마음을 전해 보길 권한다.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질수록 삶의 시련 앞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회복탄력성을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