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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10명과 가족밴드 결성해 오랜 음악 꿈 이뤘죠

김미경 기자 입력 2026.09.21 09:33 수정 2026.09.21 09:39

믿음&삶 - 박성용 집사 (의령 용소교회) (2)

각자 악기 다르지만 예쁜 하모니 만들어
의견 안 맞을 때 맛난 음식 먹으며 화해
잘 연주하는 것보다 하나님 찬양 더 중요

박성용 집사 부부와 열 명의 자녀들이 가족밴드가 되어 꿈과 희망을 펼쳤다.
박성용 집사 부부와 열 명의 자녀들이 가족밴드가 되어 꿈과 희망을 펼쳤다.
박성용 집사에게 음악은 오래된 꿈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스쿨밴드 활동을 시작했고 교회 찬양팀에서 악기를 연주했다. 피아노와 기타, 베이스기타, 드럼 등 여러 악기를 익혔고 취업하기 전까지 음악을 비교적 전문적으로 하기도 했다.

그러나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면서 음악은 삶의 중심에서 조금씩 멀어졌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하나둘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첫째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플루트를 배웠고, 셋째가 초등학교 6학년 때 학교에서 실용악기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자녀들의 음악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처음부터 가족밴드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없었다.
아이들이 저마다 관심 있는 악기를 배우다 보니 어느 순간 각자의 소리가 하나로 모이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연주를 바라보던 아버지에게도 오래전 잊고 있던 꿈이 다시 떠올랐다.
‘이 아이들과 함께라면 가족밴드를 만들어볼 수 있겠다.’
그렇게 가족밴드가 시작됐다.

■서로 다른 악기가 하나의 음악이 되다
현재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악기를 연주한다.
첫째는 건반과 플루트, 셋째는 건반과 멜로디언, 넷째는 베이스기타, 다섯째 예권이는 일렉기타, 여섯째는 드럼과 첼로, 일곱째는 베이스기타와 바이올린을 맡고 있다. 아직 어린 아홉째는 ‘뽀로로 기타’를 들고 막내 멤버로 함께한다.
서로 다른 악기만큼 아이들의 성격과 재능도 다르다.
맏이는 책임감이 강하고 동생들을 이끄는 리더십을 보여준다. 다섯째 예권이는 음악적 감각이 특히 뛰어나다.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으며 일렉기타를 맡아 밴드의 흐름과 에너지를 만들어간다.
그러나 박 집사가 가족밴드를 통해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것은 연주 실력만이 아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하모니'다.
“아무리 한 사람이 뛰어난 연주 실력을 가지고 있어도 자신의 소리만 크게 내려고 한다면 좋은 음악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좋은 음악을 만들려면 자신의 연주만 잘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때로는 내가 양보해야 하고, 다른 사람을 돋보이게 해줘야 한다. 각자의 악기와 역할은 다르지만 서로의 소리를 인정하고 하나의 마음으로 연주할 때 아름다운 하모니가 만들어진다.
박 집사에게 이것은 음악의 원리이면서 동시에 가족의 원리다.

■가족에게도 ‘합주’가 필요하다
연령 차이가 큰 형제자매가 함께 연주하다 보면 갈등도 생긴다.
나이가 많은 아이들은 경험과 실력이 앞서고 어린 동생들은 아직 서툴다. 합주 과정에서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때 이 가족에게는 특별한 해결법이 있다. 바로 함께 먹는 것이다.
박 집사는 “아무리 큰 트러블이 있었더라도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금세 분위기가 풀리고 다시 웃으며 이야기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렇게 싸우고, 웃고, 화해하면서 아이들은 서로를 알아간다.
가족밴드는 아이들의 음악 실력을 키우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서로를 배려하는 법을 배우는 공간이다.

박성용 집사 가족들이 무대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박성용 집사 가족들이 무대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방송 무대에 오른 가족밴드
가족밴드는 방송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2025년 1월 KBS 설특집 프로그램 ‘전국 다둥이 가족자랑’에 참가했다. 총 6팀이 참가한 가운데 박성용 집사 가족은 유일하게 밴드 형태로 무대에 올랐다.
방송국에서 공연에 필요한 악기와 음향 시스템을 준비했고, 가족은 준비한 무대를 선보였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했던 대상까지 수상했다.
방송 이후 지인들의 연락이 이어졌다. 한동안 소식을 나누지 못했던 사람들에게서 전화가 왔고, 지역 국회의원이 직접 연락을 해오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아이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방송이나 수상이 아니었다.
서울에 가서 가족 모두가 함께 나들이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새로운 경험을 했던 시간이었다. 박 집사는 이 모습을 통해 다시 한 번 가족의 의미를 생각했다.
아이들에게 오래 남는 것은 화려한 무대보다 함께했던 시간과 추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음악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섬기는 것’
이 가족에게 음악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교회에서 찬양하고 다른 교회의 초청을 받아 특별찬양을 하기도 한다. 의령군 성탄기념 음악제에서는 아버지가 지휘자로 참여하고 아이들도 악기와 성가대로 함께 섬긴다.

아이들이 가진 은사를 통해 하나님을 찬양하고 교회와 지역사회를 섬기는 것이다.
박 집사가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잘 연주하는 것보다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고 섬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서로 다른 악기가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내듯, 하나님께서 주신 서로 다른 은사가 모여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간다.

그리고 그 하모니는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교회와 지역사회로 퍼져가고 있다.
그러나 이 가족에게 음악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바로 믿음이었다.
가장 힘든 순간, 그 믿음은 오히려 아버지가 아이들에게서 배우는 통로가 됐다.

 

<3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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