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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한 교회, 하나의 이야기③ - 밀양서부교회

김미경 기자 입력 2026.06.22 15:45 수정 2026.06.22 15:46

김기홍·윤찬영 목사 공동 목회 사역
본질·말씀 우선 복음 순수성 지켜
요양병원 사역·이주민 선교 열심
"30년 사역 감사뿐 믿음 여정 계속"

밀양서부교회 외관 모습
밀양서부교회 외관 모습

김기홍 목사
■“네가 어디 있느냐?” 하나님의 질문 앞에 선 한 사람
“네가 어디 있느냐?”(창 3:9)
30년 전, 한 젊은이가 이 질문 앞에 섰다. 서울에서 안정된 직장생활을 하던 김기홍 목사는 성경을 묵상하던 중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라는 하나님의 연이은 물음을 깊이 마주하게 되었다. 그 말씀은 단순한 성경 구절이 아니라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이었다. 그의 마음에는 “저렇게 소리치는 영혼들이 있는데 너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라는 성령의 음성이 울려 퍼졌다.

 

당시 그는 안정된 삶과 익숙한 환경 속에 있었지만, 한평생을 마친 후 주님 앞에 섰을 때 무엇으로 자신의 삶을 설명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었다. 결국 그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서울을 떠나 밀양으로 향했다. 그리고 1996년 4월 14일, 서울신길동교회와 부산연제교회의 공동천거 가운데 단 세 사람이 함께 드린 첫 예배를 시작으로 밀양서부교회의 역사가 시작됐다. 30년이 지난 오늘도 밀양서부교회의 출발점에는 변함없는 하나님의 질문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교회는 지금도 그 질문에 삶으로 대답하며 복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초고령사회 속에 피어난 젊은 공동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36.4%를 차지하는 밀양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초고령지역이다. 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출이 지속되면서 지역사회 곳곳에서 고령화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고, 교회 역시 다음세대의 부재라는 현실 앞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역적 여건 속에서도 밀양서부교회는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 성도 가운데 65세 이상 비율은 16.9%에 불과하다. 오히려 청소년과 어린이 50여 명이 교회의 활력을 이끌고 있으며, 예배당 곳곳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젊은 세대의 생기가 넘쳐난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교회학교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성도들의 자녀가 아니라 지역 비신자 가정의 아이들이라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교인 수의 증가를 넘어 지역사회와 다음세대를 품고자 하는 교회의 오랜 관심과 섬김이 맺은 열매라고 할 수 있다.

 

주일에는 연령별 예배와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토요일에도 아이들을 위한 모임이 이어진다. 평일에도 교회를 찾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공부를 하러 오고,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오고, 때로는 따뜻한 돌봄과 쉼을 얻기 위해 교회의 문을 두드린다. 교사들은 단순히 교육자가 아니라 믿음의 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품고 기도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어린이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가 늘어나고, 청년이 사라진 교회들이 적지 않은 현실 속에서 밀양서부교회는 다음세대를 향한 포기하지 않는 사랑이 얼마나 귀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초고령사회 한복판에서 젊은 공동체로 자라난 밀양서부교회의 모습은, 한국교회가 여전히 미래를 꿈꿀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규모보다 생명력을, 숫자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섬김이 오늘도 다음세대를 향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밀양서부교회 어린이 주일학교 모습
밀양서부교회 어린이 주일학교 모습
■초대교회의 숨결을 이어가는 예배
밀양서부교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매주일 성찬식을 거행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교회가 절기나 한 달에 한 번 성찬을 시행하는 것과 달리, 밀양서부교회는 사도행전 20장 7절의 “그 주간의 첫날에 우리가 떡을 떼려 하여 모였다”는 말씀을 따라 교회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매주 성찬을 중심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성도들은 떡과 잔을 나누며 십자가에서 단번에 영원한 속죄를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와 찬양으로 예배를 올려드린다.

 

예배의 모습에서도 종교개혁의 중요한 가치인 만인제사장 정신이 살아 있다. 특정 성직자 중심이 아니라 거듭난 형제들이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기도하고 찬송을 선택하며 함께 예배를 세워간다. 또한 모든 헌금은 이름을 적지 않는 무기명 헌금으로 드려진다. 사람에게 보이기보다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께 드리는 믿음의 고백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교회 운영 역시 성경적 원리를 따르고 있다. 밀양서부교회는 한 사람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구조보다 초대교회가 보여준 복수 장로 체제를 지향하며 공동목회를 실천하고 있다. 현재는 김기홍 목사와 윤찬영 목사가 함께 말씀과 목양 사역을 감당하며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공동체를 세워가고 있다. 화려함보다 본질을, 제도보다 말씀을 우선하는 이러한 모습은 성경대로의 순수함을 지켜가려는 밀양서부교회의 신앙적 특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극동방송에서 방송설교하는 밀양서부교회 공동목회자 김기홍 목사와 윤찬영 목사
극동방송에서 방송설교하는 밀양서부교회 공동목회자 김기홍 목사와 윤찬영 목사
■교회 울타리를 넘어 세상 속으로
밀양서부교회의 사역은 예배당 안에 머물지 않는다. 교회는 복음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 섬김과 나눔을 실천해 왔다. 대표적으로 지난 12년 동안 국립부곡병원에서 알코올 및 마약 중독자, 정신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며 회복과 위로의 사역을 감당했다. 주님께서 허락하신 사명으로 여기며 묵묵히 섬겨온 결과, 그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삼랑진 좋은연인요양병원에서는 암 환자들을 위한 병원 사역을 펼쳤으며, 네팔과 캄보디아 출신 이주민들을 향한 선교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체육대회와 주일 오후 풋살 경기, 한국어 교육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고 복음을 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회 카페에서 붕어빵을 구워 무료로 나누며 지역 주민들과 따뜻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으며, 시니어들을 위한 점심 식사를 제공하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문서선교와 미디어 선교 역시 활발하다. 책 집필을 통한 문서사역과 GNTV, 극동방송 등을 통한 말씀 사역을 통해 복음의 지경을 넓혀가고 있다. 다양한 모습으로 이어지는 이 모든 사역은 사람의 계획보다 성령의 인도하심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고백한다.

밀양서부교회 이주민 체육대회 모습
밀양서부교회 이주민 체육대회 모습
■형제운동(Brethren Movement)의 신앙 전통 위에 세워진 독립교회
밀양서부교회는 교회사적으로 19세기 영국에서 일어난 형제운동(Brethren Movement)의 신앙 전통 위에 세워진 독립교회이다. 기도의 사람 조지 뮐러를 비롯해 신학자 F.F. 브루스, 선교사 짐 엘리엇, 찬송가 「죄 짐 맡은 우리 구주」의 작사가 조셉 스크리븐, 기독교 변증가 존 레녹스 등 세계 교회사에 족적을 남긴 인물들이 같은 신앙 전통 속에서 배출되었다.

 

1996년 단 세 사람이 드린 작은 예배로 시작된 밀양서부교회는 화려함보다 본질을, 규모보다 순종을 선택하며 걸어왔다. 그리고 오늘도 하나님의 질문 앞에 같은 고백으로 서 있다.

 

“주님, 우리는 여기 있습니다.”


성경대로의 순수함을 지키며 복음의 본질을 붙드는 교회. 밀양서부교회의 30년은 지금도 하나님의 부르심에 삶으로 응답하며, 세상 속에서 복음을 살아내는 믿음의 여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밀양서부교회는 어떤 교회인가?-------------------------
밀양서부교회는 19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형제운동(Brethren Movement)의 전통을 잇는 독립교회다. 교파 중심의 조직보다 성경적 교회 회복과 만인제사장 정신을 강조한다. 기도의 사람으로 널리 알려진 조지 뮐러를 비롯해 신학자 F. F. 브루스, 선교사 짐 엘리엇, 찬송가 「죄 짐 맡은 우리 구주」의 작사가 조셉 스크리븐, 기독교 변증가 존 레녹스 등이 이 전통 속에서 성장한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현재 국내에는 약 230여 개의 브레드린 교회가 사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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