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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2024년, 문창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기 위해 '주거환경개선 봉사팀'을 조직했다. 독거노인과 취약계층의 집을 찾아 벽지와 장판을 교체하고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사역이었다.
강 집사는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
"평소 마음에 품고 있던 일이었습니다. 후원도 의미 있지만, 직접 땀 흘리며 섬길 수 있다는 것이 더 감사했습니다."
처음 찾은 집은 생각보다 열악했다. 오랫동안 손길이 닿지 않은 벽지는 곰팡이로 얼룩져 있었고, 장판은 닳고 찢겨 위생상태도 좋지 않았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집을 고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이웃들이 대부분이었다.
누군가는 당연한 듯 받아들이기도 했지만, 어떤 분은 부추전을 부쳐 봉사자들에게 내어놓으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반복했다. 강 집사는 그 장면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우리가 한 일은 벽지를 붙인 것뿐인데, 어르신은 마음을 다해 감사를 표현하셨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더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는 봉사의 진짜 목적은 집수리가 아니라고 말한다.
"깨끗한 집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 사랑을 전하는 것입니다. 봉사는 복음을 전하기 위한 통로입니다."
그가 말하는 '오이코스 전도'도 같은 의미다.
교회 안에서 사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먼저 낮은 곳으로 찾아가는 것.
어려운 이웃의 삶 속으로 들어가 함께 울고 함께 땀 흘리는 것.
그렇게 교회가 먼저 손을 내밀 때 세상이 바라보는 교회의 시선도 달라질 것이라고 그는 믿는다.
"세상은 교회를 차갑게 바라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교회가 먼저 약한 곳으로 내려가 섬긴다면 '교회가 이런 곳이었구나' 하는 인식이 생기지 않을까요."
아직 봉사를 통해 교회에 정착한 사례는 많지 않다. 그렇다고 낙심하지도 않는다. 복음은 씨앗을 심는 일과 같기 때문이다. 당장 열매가 보이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실 것을 믿으며 오늘도 묵묵히 벽지를 붙인다. 오히려 이 사역을 지켜본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지고 있다. "나도 봉사하고 싶은데 어디서 해야 하는지 몰랐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강 집사는 언젠가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봉사에 함께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만나게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 주거환경개선 봉사팀은 대부분 생업을 가진 평범한 성도들이다. 누군가는 회사원이고, 누군가는 자영업자다. 전문 기술자가 아님에도 서로 배우고 협력하며 역할을 나눈다. 누군가는 풀을 바르고, 누군가는 벽지를 재단하고, 누군가는 가구를 옮기고 청소를 맡는다. 서툰 부분도 있지만 한 가지 원칙만은 꼭 지킨다.
"봉사하면서 서로 상처 주지 말자."
강 집사는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기쁜 마음으로 시작한 봉사가 사람 때문에 상처가 되면 오래갈 수 없습니다. 서로 격려하고 웃으며 봉사하다 보면 힘든 줄도 모릅니다."
하루 종일 흘린 땀 끝에 깨끗하게 변한 집을 바라보는 순간, 그동안의 피로는 모두 사라진다. 그것이 다시 현장으로 향하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그는 봉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망설임 없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답했다.
"시간도 주시고, 건강도 주시고, 비용도 감당하게 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단 한 번의 큰 사고 없이 봉사를 이어오게 하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평소 가장 힘이 되는 말씀은 시편 23편이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이 말씀은 봉사 현장에서도 늘 그의 마음을 붙드는 약속이 된다. 강 집사는 한국교회가 지역사회를 향해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일도 분명하다고 말한다.
"믿는 사람답게 살아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도 사람에게 상처받지 않는 공동체가 되어야 하고, 교회 밖에서는 말보다 삶으로 복음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거창한 프로그램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진실한 삶이라는 것이다. 오늘도 그는 낡은 벽지를 떼어낸다.
곰팡이 냄새가 가득했던 집은 깨끗한 공간으로 바뀌고, 어둡던 방 안에는 환한 빛이 스며든다.
하지만 강국경 집사가 진심으로 바라는 변화는 집 안의 풍경이 아니다. 절망으로 굳어진 마음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새로워지고, 복음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 것. 그것이 그가 풀을 바르고 벽지를 붙이며 흘리는 땀의 이유다.
낡은 벽지를 새것으로 바꾸는 손길처럼, 하나님께서도 오늘 누군가의 삶을 새롭게 하시기를 소망하며 그는 묵묵히 또 하나의 집 문을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