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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예수님을 태우고 심부름하는 나귀일 뿐입니다"

김미경 기자 입력 2026.07.20 10:22 수정 2026.07.21 10:12

믿음&삶 ③ - 강수애 권사(진주삼일교회)

40세 시작해 30년간 새벽기도 후 전도
남편 병에 차도···단약·항체까지 생겨
하나님이 내 등 빌려 전하실 뿐 걱정 없어

강수애 권사가 30여년간 전도해온 이야기를 하며 미소짓고 있다.
강수애 권사가 30여년간 전도해온 이야기를 하며 미소짓고 있다.

새벽기도를 마친 한 여인이 작은 가방 하나를 들고 교회 문을 나선다. 가방 안에는 전도지와 작은 선물 몇 가지가 들어 있다. 시장으로 향하고, 마트로 들어서고, 골목을 걷는다. 사람들은 그를 '전도하는 권사'라고 부르지만, 정작 그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저는 하나님의 심부름꾼입니다."
30년 동안 변함없이 전도 현장을 지켜 온 강수애 권사의 고백이다.

■다섯 살 아이의 떼가 한 가정을 교회로 이끌다
강 권사의 신앙은 다섯 살 때 시작됐다.
같은 골목에 살던 주일학교 교사의 초대로 언니, 오빠와 함께 여름성경학교에 참석했다. 어린 마음에도 교회는 따뜻했고, 선생님들의 사랑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그때 처음 들은 말씀이 그의 평생을 붙드는 말씀이 됐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사도행전 1:8)
집으로 돌아온 막내 강수애는 어머니를 붙잡고 "교회에 가자"고 졸랐다. 언니와 오빠는 말하지 못했지만, 막내의 간절한 떼를 이기지 못한 어머니는 결국 교회에 발걸음을 옮겼다.
그 작은 순종은 한 가정을 믿음의 가정으로 세우는 시작이 되었다.

■"남편을 살려주세요"

 결혼 후 평범한 신앙생활을 이어가던 어느 날, 남편에게 B형간염과 간경화가 찾아왔다. 병은 점점 악화됐고 "더 진행되면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까지 받았다.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희망은 보이지 않았다. 강 권사는 밤마다 무릎을 꿇었다.
"주님, 남편을 살려주십시오."
그 절박한 기도 끝에 하나님께서 여신 길은 의외였다.
부목사 사모의 권유로 시작한 어린이전도협회 전도훈련이었다.
당시에는 그것이 남편의 병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의 눈물을 영혼을 향한 사랑으로 바꾸고 계셨다.

거리에서 만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거리에서 만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전도는 특별한 시간이 아니라 삶이었다

 초등학교 앞에서 시작한 전도는 놀이터로, 시장으로, 거리로 이어졌다. 40세 무렵 시작한 전도는 어느새 30년이 되었다. 새벽기도를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자연스럽게 전도의 길이 되었다. 환경미화원을 만나면 먼저 인사를 건넨다.
"선생님, 늘 수고가 많으십니다. 시간 되시면 우리 교회 한번 오세요."
누구를 만나든 먼저 존중하고, 먼저 칭찬하고, 먼저 이야기를 들어준다.
강아지 이름을 기억해 불러주고, 예전에 들었던 고민을 기억했다가 다시 만나 안부를 묻는다.
"복음보다 먼저 사랑을 전해야 마음이 열립니다." 그것이 30년 동안 그가 배운 전도의 비결이다.


■거절도 하나님께서 주신 훈련이었다.
 모든 전도가 따뜻했던 것은 아니다. 어느 날 운동장에서 한 여성에게 전도지를 건넸지만, 그 여성은 전도지를 그의 발앞에 내던졌다. 흙이 묻은 전도지를 주워 들고 돌아서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그 순간 마음속에 떠오른 말씀은 예수님의 약속이었다.
"나로 말미암아 너희를 욕하고 박해할 때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그 말씀은 다시 일어설 힘이 되었다. 거절은 실패가 아니라 믿음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훈련이었다.
"큰 신이 누구냐?"
전도는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도 이어졌다. 어느 날 무당집을 찾아갔다.
"언니 계십니까?"
손님인 줄 알고 반갑게 맞아준 무당에게 그는 말했다.
"언니를 위해 기도했는데 오늘 제가 믿는 큰 신께서 가 보라고 하셨습니다."
"큰 신이 누구냐?"는 질문에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하나님이십니다."
뜻밖에도 무당은 "나도 하나님이 도와주셔야 산다"고 말했다.
그 후 그 부부는 두 차례 전도축제에 참석했다. 강 권사는 "복음은 내가 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시는 일"이라고 말한다.

■전도는 사람을 바꾸는 하나님의 역사
 강 권사가 잊지 못하는 얼굴이 있다. 박성덕 어르신은 십여 년 동안 교회를 다니다 파킨슨병으로 요양원에 입원했다. 어느 날 심방을 갔더니 작은 봉투를 내밀었다.
"권사님,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아서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 안에는 어렵게 모은 백만 원이 들어 있었다. 아들도 모르게 준비한 돈이었다.
강 권사는 다음 날 목회자와 함께 다시 찾아가 감사기도를 드리고 하나님께 헌금하도록 도왔다. 또 다른 김상규 어르신은 전도를 받자마자 "그럼 교회 가면 되느냐"고 물었다.
첫 예배를 드린 다음 주일에는 세 명의 이웃을 데리고 교회에 나왔다.
비록 지병으로 오래 신앙생활을 하지는 못했지만, 그는 마지막까지 교회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누렸다. 강 권사는 말한다. "전도는 한 사람을 교회에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을 하나님께 맡기는 일입니다." 하나님은 남편도 회복시키셨다. 그러면 남편은 어떻게 되었을까. 놀랍게도 전도를 시작한 이후 약을 끊게 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항체까지 생겼다. 담당 의사는 "100명 가운데 한 명 나올까 말까 한 경우"라며 놀라워했다. 더 큰 기적은 남편 역시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전도축제 때마다 VIP를 초청하며 함께 영혼 구원에 동참하고 있다.

강수애 권사의 전도 물품이 든 가방
강수애 권사의 전도 물품이 든 가방
■오늘도 심부름을 떠난다

 다섯 살, 골목 교회에서 처음 들었던 그 말씀을 듣고 집으로 달려가 어머니에게 "교회 가자"고 떼를 썼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서른 해 넘게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가 되었다.
"새벽기도를 하지 않으면 전도할 힘이 없습니다." 그에게 새벽기도는 하루의 시작이 아니라 전도의 능력을 공급받는 시간이다. 지금도 그는 전도가방을 들고 길을 나선다. 가방 안에는 전도지와 작은 선물이 들어 있지만, 사실 그가 전하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다. 누군가는 "어떻게 30년을 그렇게 전도할 수 있었느냐"고 묻는다.

강 권사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한다. "전도는 하나님의 심부름입니다." 그리고 미소를 지으며 말을 잇는다. "저는 예수님을 태운 나귀일 뿐입니다. 예루살렘 사람들이 나귀를 향해 환호한 것이 아니라, 그 등에 타신 예수님을 향해 환호한 것처럼 저도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제 등을 빌려 복음을 전하실 뿐입니다. 그러니 저는 걱정이 없습니다. 심부름은 제가 하지만 능력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오늘도 그는 묵묵히 길을 걷는다.

30년 전, 남편을 살려 달라고 울부짖던 한 아내의 기도는 어느새 수많은 영혼을 품는 전도자의 삶으로 이어졌다. 그 길 위에서 강수애 권사는 여전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다만 예수님을 태운 나귀처럼, 묵묵히 복음을 싣고 사람들에게 다가갈 뿐이다. 그리고 그의 발걸음이 닿는 자리마다 하나님은 또 한 영혼을 향한 사랑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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