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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인 삶 끊고 7년째 붕어빵 나누며 오병이어 기적 전해요 - 下

김미경 기자 입력 2026.07.20 10:27 수정 2026.07.21 10:14

복음을 살아낸 사람들 ② - 변영수·이옥순 집사(호산나교회)

수년간 모은 신당 물건 네 번 걸쳐 정리
예배 후 거제·창원·김해·가덕도 방문
섬김, 특별한 봉사활동 아닌 사는 이유
"천국 가는 그날까지 붕어빵 구울 것"

붕어빵 전도를 하고 있는 변영수, 이옥순 집사 부부
붕어빵 전도를 하고 있는 변영수, 이옥순 집사 부부
창고 안에는 수년 동안 모아 온 신당의 물건들이 가득했다. 하나를 버리려고 하면 두려움이 밀려왔고, '혹시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마음을 짓눌렀다. 무속인의 삶을 살아온 사람에게 우상의 물건을 버린다는 것은 단순히 짐을 정리하는 일이 아니라 과거의 삶과 결별하는 일이었다.

부부는 모든 것을 한꺼번에 버릴 용기가 나지 않았다.
먼저 100리터짜리 쓰레기봉투 하나를 내놓았다. 그리고 일주일을 기다렸다.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음 주에는 상자 하나를 버렸다. 또다시 일주일을 기다렸다. 역시 아무 일도 없었다. 그렇게 네 번에 걸쳐 창고에 숨겨 두었던 신당의 물건들을 모두 버렸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우리를 붙들고 있었던 것은 귀신이 아니라 두려움이었다는 것을요."
그 순간부터 부부는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 남편 변영수 집사가 받은 말씀 가운데 신약 24페이지에는 오병이어의 기적이 기록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깨닫게 되었다.

■많은 사람을 먹이라.
거창한 식탁을 차릴 형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누구나 부담 없이 받을 수 있고,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 있었다. 붕어빵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붕어빵 전도가 어느덧 7년째 이어지고 있다.
부부의 하루는 늘 예배로 시작한다. 예배를 마친 뒤에는 반죽을 준비하고 팥과 슈크림을 챙긴다. 변 집사는 무거운 기계를 설치하고, 이 집사는 정성껏 붕어빵을 굽는다. 거제를 출발해 창원과 김해, 가덕도까지 달리는 길은 결코 짧지 않지만, 두 사람은 한 번도 그것을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안에는 지난 7년의 시간이 담겨 있었다.
붕어빵을 굽다 보면 아이들이 먼저 다가온다. 뒤이어 어르신들이 발걸음을 멈춘다. 사람들은 따뜻한 붕어빵 하나를 받아 들고 미소를 짓지만, 부부는 그 짧은 만남을 놓치지 않는다. 안부를 묻고, 삶을 듣고, 자연스럽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한다. 특히 하나님께서 인도하신 곳 가운데 하나는 경로당이었다.

맛있게 붕어빵을 먹고 있는 사람들
맛있게 붕어빵을 먹고 있는 사람들

■사람을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하라.
기도 가운데 받은 말씀을 따라 찾아간 곳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88세의 한 어르신은 무릎 통증으로 걷기조차 힘겨워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하나님께서 '저분을 위해 기도하라'는 마음을 주셨다. 부부는 조심스럽게 손을 잡고 기도했다. 얼마 후 그 어르신은 교회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옥순 집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한 것은 붕어빵을 굽고 기도한 것뿐입니다. 사람을 변화시키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또 하나 잊지 못하는 열매는 거제 영월교회에서 맺어졌다.
2년 동안 쉬지 않고 붕어빵을 구우며 주민들을 만났다.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씨를 뿌리는 사람은 열매 맺는 때를 재촉하지 않는다. 결국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세워 가시는 모습을 보여 주셨고, 부부는 그 과정을 지켜보며 하나님의 일하심을 다시 한번 경험했다. 사역을 이어오는 동안 하나님은 필요한 것도 채워 주셨다.
멀리 전도하러 다니기 위해 꼭 필요했던 스타리아 차량을 허락하셨고, 붕어빵 기계와 재료를 공급할 수 있는 길도 열어 주셨다. 부부는 이것을 축복이라고 말하기보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일을 계속하라고 미리 준비해 주신 은혜"라고 고백한다.
오랜 시간 함께 사역하며 부부의 사랑도 더욱 깊어졌다.
남편은 묵묵히 기계를 설치하고 반죽을 준비한다. 아내는 뜨거운 불 앞에서 붕어빵을 굽는다. 서로의 수고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서로를 섬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감사합니다."
그래서 부부에게 '섬김'은 특별한 봉사활동이 아니라 살아가는 이유가 되었다.
가장 큰 열매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들은 의외의 대답을 내놓았다.

■"오래 참음입니다."
복음은 하루아침에 열매를 맺지 않는다. 때로는 거절도 당하고, 아무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날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시간을 통해 사람을 다듬으시고, 기다릴 줄 아는 믿음을 선물하셨다고 말한다. 부부가 가장 사랑하는 성경 말씀은 마태복음 6장 33절이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그 말씀처럼 먼저 하나님 나라를 구했더니 하나님께서 필요한 것을 하나씩 채워 주셨고, 전도의 문도 열어 주셨으며, 지금도 걸어갈 힘을 주고 계신다는 것이 이들의 고백이다.
앞으로의 소망을 묻자 부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웃으며 대답했다.
"천국 가는 그날까지 붕어빵을 굽겠습니다."
화려한 사역 계획은 없었다. 유명한 전도자가 되는 것도 꿈이 아니었다. 다만 오늘도 한 사람에게 따뜻한 붕어빵 하나를 건네며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삶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붕어빵을 굽고 있는 김옥순 집사
붕어빵을 굽고 있는 김옥순 집사
한국교회와 다음 세대에게도 짧지만 깊은 당부를 남겼다.
"교회는 말씀 위에 깨어 있어야 합니다. 다음 세대는 세상이 아무리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셨다. 그 기적은 풍성한 양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이름 없는 한 아이의 작은 순종에서 시작됐다.

오늘도 변영수·이옥순 집사는 붕어빵을 굽는다. 누군가는 따뜻한 간식을 받아 들고 돌아서지만, 하나님은 그 짧은 만남 속에 복음의 씨앗을 심으신다. 세상은 작은 것을 하찮게 여길지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은 지금도 작은 순종을 통해 큰 역사를 이루신다.
어쩌면 오병이어의 기적은 2천 년 전 갈릴리 들판에서 끝난 이야기가 아니다. 거제의 한 부부가 정성껏 구워 내는 붕어빵 한 봉지에도, 오늘도 하나님 나라를 향한 사랑과 한 영혼을 향한 눈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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