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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지역교회

‘북한기독교역사사전’ 마침내 빛 보다

이학규 기자 입력 2026.02.12 10:24 수정 2026.02.13 10:05

‘북한기독교역사사전’ 마침내 빛 보다
통일세대 위한 사명감으로 10년 집념으로 편찬
이만열 간행위원장 “북한교회 복원 마중물 기대”

이만열교수
이만열교수
“북한교회는 이미 상당 부분 몰락했습니다. 더 늦기 전에 기록으로라도 남기지 않으면, 역사는 완전히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10년에 걸친 대장정의 연구 끝에 인터뷰한 간행위원장 이만열(88세)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전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소장)의 목소리에는 단호함과 안도감이 교차했다. 북한교회의 잊힌 역사를 집대성한 ‘북한기독교역사사전’이 마침내 세상에 나온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사단법인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가 발간한 이 사전은 크라운판 양장본 2권 1세트, 총 2,899쪽 분량에 1만 1,173개 항목을 수록한 대규모 기록물이다. 2015년부터 10년간 북

 한교회사 연구자 72명이 참여해 교회와 인물, 학교·병원·기관·사건 등 북한 기독교의 전반을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북한기독교 역사 사전
북한기독교 역사 사전
이만열 교수는 이번 작업을 “학문적 성취 이전에 역사 앞에 진 빚을 갚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해방 이전 평양이 ‘동방의 예루살렘’로 불릴 만큼 신앙과 문화의 중심지였다는 사실은 이제 기억 속에서조차 희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분단과 전쟁을 거치며 북한교회는 급속히 붕괴됐습니다.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점점 사라지고 있죠. 역사가로서 이 공백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직접 북한 봉수교회 예배에 참석한 경험도 떠올렸다. “형식은 있었지만, 지속 가능한 교회 공동체인지 확신하기 어려웠다”며 “결국 북한교회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은 기록뿐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자신을 “북한교회의 기억을 직접 전해 들은 마지막 세대 중 한 사람”이라고 규정한 이유다.
이번 사전의 가장 큰 특징은 교회나 목회자 중심 서술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역사는 조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기독교가 세운 교육·의료기관과 사회적 영향까지 함께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과거 신문과 잡지, 선교사 보고서 등 1차 사료를 전수 조사해 1만여 개 항목을 추출했고, 이를 토대로 객관적 서술에 힘썼다.
사전 출간 이후 가장 인상 깊었던 반응은 탈북민들에게서 나왔다. “자신의 고향에 이런 교회와 인물이 있었는지 처음 알았다며, 훗날 고향으로 돌아가 교회를 재건할 때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해줬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그 순간 “기록의 힘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전이 과거를 정리하는 데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오히려 오늘의 한국교회를 향한 질문이 되기를 기대한다.
“왜 그때는 그렇게 번성했는데, 오늘 우리는 이렇게 되었는가. 이 사전은 우리 자신을 비추는 거울입니다.”
끝으로 그는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곧 복원의 출발점”이라며 “한국교회가 사역만큼이나 기록의 중요성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만열 명예교수는 함안군 군북면 출생으로 마산중·고와 서울대학교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이며, 제8대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차관급)을 역임했다. 그는 기독교를 공부하는 후학들이 외국에 가지 않고서 연구할 수 있는 방대한 기독 역사 연구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독보적인 (사)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를 세우고 초대 소장과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이 명예교수는 한국 근현대사와 한국교회사 연구의 대표적 연구자로, ‘내한선교사사전’과 ‘북한교회사’에 이어 ‘북한기독교역사사전’ 간행위원장을 맡아 분단으로 단절된 북한교회 역사 복원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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