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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논과 밭은 고향 찾아 들어오는 젊은이에게 이용하도록 하니 곳곳에 비닐하우스가 세워지고 양상치 애호박 등을 심어 살아가고 있다. K 청년은 오랜 고민 끝에 베트남 아가씨랑 결혼하여 아이를 둘 낳으므로 ‘베트남의 처가 부모도 한국에 들어와 생업을 하게 되고, 14년 동안 머물 수 있는 국가 간의 상호 조약’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공기 좋은 고향을 찾아와 언덕에 집을 지어 놓고 산을 오르내리며 약초를 캐는 가정, 부모님이 남겨준 땅을 일구어 주말농장을 하는 분들도 있다.
고향에 계신 분들에게 예수님을 어떻게 믿게 할까? 고민하여 얻은 방법은 가정마다 찾아가는 것이었다. 할머니들이 좋아하는 팥빵과 떡을 나누면서 가까이하고, 부활절이면 달걀을 삶아 음료수랑 동네 한바퀴를 돌면서 “예수님이 부활하셨어요” 마음을 열기 위한 선물을 전하며 이웃에게 다가간다. 성탄절이면 달력과 선물을 가정마다 나누기도 한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을 마음에 새기며, 남편의 생가를 선택하여 교회를 세우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알기에 묵묵히 이 길을 걸어가고 있다.
몇 년 전을 상상해 본다. 동네 어귀에 세워진 큰 고목은 동네 사람들의 휴식처이기도 하고, 오고 가는 발걸음이 쉼은 얻는 장소이다. 내가 시집올 때 알록달록 새끼줄을 쳐 놓았기에 무섭기도 하였지만, 어느 날 고목이 보이지 않았다. 어르신들의 말씀은 갑자기 나무가 말라 죽어 마을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깨끗이 정리하였다고 한다. ‘내가 이겨낼 힘이 없음을 알고 하나님께서 미리 손을 쓰셨구나’ 속으로 얼마나 기뻤는지요. 그 후로 시댁의 안채를 리모델링하여 수양관을 건립하고, 믿음의 동역자들과 숙식하며 눈물로 기도하고 찬양하면서 동네를 깨워갔다.
조용한 동네에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니 어르신들의 마음도 좋은 것 같았다. 마치 잔치를 하듯 푸짐한 음식을 동네에 돌리기도 하고, 한 집 한 집 찾아가 일대일로 전도하여 예수님을 영접시키고 만날 때마다 하나님을 소개하고 깨워가고 있다. 어르신들을 수양관에 초청하여 음식을 나누고, 차를 대접하고 ‘새가족 교육’을 하여 드디어 두 사람이 세례를 받게 되었다. 그 후로 만나면 손을 잡고 “질부야 내 평생 머리가 아팠는데 예수 믿고 세례받은 후는 머리가 아프지 않다.”고 하셨다. 하나님의 일하심에 놀라움을 금할 길 없었다.
고추밭에서 일하시는 분은 오늘도 비가 오려나, 뙤약볕 아래서 일손을 멈추고 하늘을 쳐다보신다. “농부가 논밭에 씨를 뿌리고 밭을 메지만 하나님께서 햇볕을 주시고, 비를 주시고, 바람을 불게 하시니 농사가 잘 되어갑니다.” 하고 말씀을 드리면, “그렇고 말고요 우리 하나님이 도와주시니 잘 되는 거지요” 하나님의 말씀이 저들의 가슴에 새겨진 것 같았다.
가슴 아픈 일도 있었다. 평생을 땅을 벗 삼아 살아가는 방 성도는 장애인 가정이기에 국가에서 제공하는 복지금이 달마다 통장으로 입금이 되었고, 여기저기 모아둔 돈을 아들처럼 믿어온 조카에게 선뜻 빌려주었다고 한다. 평소에 잘해 주었기에 한 치의 의심도 없이 통장까지 맡긴 것이다. 돈을 주식에 투자해서 재미를 보니, 이웃의 돈까지 빌려 투자하다가 결국 큰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 일을 알고서는 눈물을 흘리며 호소하듯 지나온 이야기를 하신다.
일찍이 집안 형편이 어려워 친정을 위해,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시집와서 평생을 기가 죽어 살아오신 분이다. 그 어려운 돈을 먹지도 못하고 물에 떠내려 보내듯, 건지지 못할 것을 생각하니 ‘밥맛이 없고, 일할 맛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힘없이 유모차를 밀고 가는 모습이 계속 내 마음을 울먹였다. 따끈한 국을 준비하여 식사 잘 챙겨 드시라고 내미니 얼마나 고마워하시는지.
봄이면 아름다운 꽃들로 작은마을이 싱그러움으로 가득하고, 녹음 짙은 여름이면 숲사이로 들려오는 매미 소리에 시원함을 느낀다. 밤이면 별들이 더 총총 빛나는 아름다운 고향, 그래서 찌든 마음 달래려 고향을 찾아오는 걸까? 옛정을 그리며 달려오는 발걸음이 가볍기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