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따르릉 비켜나세요~” 나는 초등학교 때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당시 아버지는 “뒤에서 꼭 잡고 있으니 걱정 하지 말고 페달을 밟으렴.” 아버지는 어느새 슬그머니 손을 떼고서도, 내가 불안하지 않도록 연신 안심시키며 뒤따라 오셨다. 그렇게 사랑을 배우고, 자전거를 배운 기억이 있다. 자전거는 앞바퀴와 뒷바퀴가 따로 떨어져 있지만, 결국 같은 방향으로 함께 움직인다. 문득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이와 같은 ‘두 바퀴’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말씀과 기도”라는 두 바퀴이다.
앞바퀴는 말씀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아 주는 조향장치이며, 뒷바퀴는 기도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밀어주는 추진력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한쪽 바퀴만 돌아서면 자전거가 앞으로 갈 수 없듯, 말씀으로 방향을 잡아 주고 기도로 힘을 얻을 때 우리의 신앙도 비로소 균형 있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다.
하나님은 우리를 자녀로 삼으시고 세상 속에서도 구별되게 살아가도록 하나님의 말씀이 담긴 성경을 주셨다. 유혹과 미혹을 이겨 내기 위해 신앙의 교과서로, 인생의 길잡이로 주신 것이다.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으려면 자꾸 발로 페달을 밟아야만 되듯이 우리 신앙생활도 기도와 말씀의 두 바퀴는 계속 돌아가야만 넘어지지 않게 된다.
30대 집사 시절에 교회 안에서 참으로 어안이 벙벙하고 가슴 아픈 소식을 접했다. 교회 근처에서 과일 장사를 하며 교회에 온갖 궂은 일을 앞장서 온 김 구역장의 이야기다. 누구보다 신앙심이 깊어 보였던 그가 철학관을 차렸다는 것이다. 모두가 충격에 휩싸였다. 사람의 눈으로 보기엔 훌륭한 신앙인이었는데.
신 목사님은 주일예배를 드리고, 주중에는 서울에서 깊이 있는 교육을 받고, 성도들의 양육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지만, 정작 그 구역장은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성경 공부하는 곳에서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목회자의 열심에 편승해 있었을 뿐, 말씀의 씨앗을 심령에 심지 않았던 것이었다.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바퀴가 굴러가야 하고, 거센 비바람 속에서 나무가 쓰러지지 않으려면 땅속 깊이 내린 ‘뿌리’가 있어야 한다. 김 구역장의 신앙은 겉보기엔 분주했지만 말씀의 뿌리가 없었던 것이었다. 뿌리가 없으니 세상 유혹이 찾아올 때, 물 위에 떠 있는 ‘부평초’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결국 세상 물결에 휩쓸려 떠내려가 버린 것이다. 목자는 열심히 양식을 준비했지만, 양은 교육받지 않았으니 엄청난 결과를 낳고 만 것이다.
신앙생활의 이유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진리 가운데 살아가다가 천국에 가는 것이 목적이다. 혹 자기중심적으로 신앙생활을 한다면 교회에 다닐 이유가 없는 것이다. 웃지 못할 일은 교회 권사라고 소개를 하는 분이 계셨다. 어느 교회냐고 물었더니 20년 전의 일이라고 한다. 꼬치꼬치 물었더니 “큰 교회에서 주일학교 교사, 여전도회 회장도 했다” 지금은 교회를 다니고 있지 않다고 한다.
하나님 앞에서 목회자는 한 영혼을 책임지는 분이다. 우리의 영혼이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에 서야 한다. 양을 옳은 길로 인도할 목회자의 책임은 어디로 갔을까?
“나더러 주여주여 하는 자마다 다 천국에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마태복음 7장 21절)
성경을 바로 알고, 바로 믿고, 바로 살아야 한다. 만만치 않은 세상을 분별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 삶 속에 ‘성경 말씀과 기도 시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말씀이 심령 깊은 곳에 뿌리를 내릴 때, 비로소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지 구별할 수 있는 영적 안목이 생기기 때문이다.
신앙생활은 결코 허공에 대고 뜬구름 잡는 것이 아니다. 머리로만 알고 입으로만 외치는 신앙은 아니다. 참된 신앙은 배고픈 자를 보면 내 빵을 나누어 먹고, 헐벗은 자를 보면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옷을 사주는 ‘생활신앙’이어야 한다. 이 모든 삶의 실천과 사랑의 법이 이미 성경 속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바퀴인 ‘기도’가 더해져야 한다. 무릎으로 기도할 때 비로소 내 욕심과 자아는 없어지고, 하나님의 뜻만이 가슴에 선명하게 새겨질 것이다.
오늘도 길가에 굴러가는 자전거의 두 바퀴를 볼 때마다 묵묵히 지켜봐 주시던 아버지가 생각나고, 동시에 보이지 않는 손으로 우리 인생을 붙들고 계시는 하나님 아버지가 떠오른다. 하나님께서 주신 성경 말씀을 읽고 기도할 때, 그 말씀은 우리의 심령에 깊이 스며들 것이다. 그리고 스며든 은혜는 우리의 거룩한 삶을 통해 세상 속으로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