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기획

사도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믿음을 다시 되새기다

크리스천경남 기자 입력 2026.02.12 10:41 수정 2026.02.12 10:41

김양자 부장의 성지순례 - 튀르기예와 그리스(1)
순교의 땅에서 만난 초대교회의 믿음과 오늘의 성도

튀르키예 파묵칼레에 위치한 고대 도시 유적지 히에라폴리스를 방문.
튀르키예 파묵칼레에 위치한 고대 도시 유적지 히에라폴리스를 방문.
중동의 사막을 누비며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소홀함 없이 실행하셨던 분, 그의 탄생부터 순교에 이르기까지 부여받은 임무를 빠뜨림 없이 전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신 분, 강하고도 부드러운 비유로 삶의 행실에 대한 윤리도덕과 마땅히 행할 길을 실천하신 분, 강한 억양 속에 비밀스럽고도 오묘한 진리를 전하기 위하여 생애를 헌신하신 분, 힘없고 가진 것 없으며, 방황하며 유리하는 무리에게 희망과 소망과 사랑의 의미를 실천하신 분, 그 분의 뒤를 따랐던 사도들의 행적 순례를 위하여 일 년여를 조금씩 푼돈을 모은다. 손꼽아 기다린 날, 찬 바람이 온 몸을 파고드는 1월, 순례길을 가는 즐거움이 채워지는 날. 드디어 떠난다. 그리고 마음속 가득 성경 속에서 만나고 기도로 만나고 생활과 보호 속에서 만났던 예수그리스의 발자취를 더듬고 회상하는 시간을 설레임이라는 씨앗을 곱게 유리병에 담는다. 일상적 생활을 잠간 벗어나 떠나는 여행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하는 여행이다.


4대 성인 중의 한 인물을 뛰어넘은 예수
 그의 흔적이 남은 곳, 말씀이 생활 속에 남은 곳, 말씀의 숨결이 피어나는 곳, 삶의 모범이 되고 사후 영생의 길을 일깨우사 현세의 만족에 머물지 않으며 이어질 내세에 당당하게 입성하여 신의 보호 속에서 영원한 낙을 누리는 것을 잔잔한 물결처럼 일깨워 주신 분, 단순히 4대 성인 중 한분이라는 간단명료한 단답형의 교육적 의미를 뛰어넘게 하고 삶의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실천적으로 보이사 사랑의 종점과 결정을 남기신 분, 그분의 흔적이 남겨진 곳에서 호흡의 교류를 위하여 지구의 작은 곳 대한민국, 그 중에서 작은 교회의 교우들이 푼돈을 모아 달려간다. 예수의 삶이 보여준 고통에 비할 수 없는 호강스러움이 부끄럽기도 하나 길 떠나는 설레임은 이미 싹이 텄다.

설렘 속에서 마주한 이스탄불
 영화 속에서나 들어보았던 이름 튀르기예의 옛 수도 이스탄불, 튀르기예 국제공항이 있는 이스탄불, 성지순례가 신앙생활의 최대 목표였던 이들의 숨길 수 없는 온 몸의 설레임, 설레임의 씨앗을 심은 가슴에 묻어 있는 즐거움의 시간만 키우는 표정들이 한데모여 열한 시간 사십분이라는 긴 시간의 비행을 견딘다. 어둠의 하늘에서 끝없이 들려오는 굉음에도 미소를 머금을 수 있는 마음들이 커다란 동체가 지치지 않고 비행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와 여섯 시간의 시차가 신체적 적응을 혼랍스럽게도 하였으나 순례자의 육체적 피로는 정신적인 다짐을 흔들리게 하지 못했다. 제국의 나라였으며, 힘의 나라, 자원이 풍부한 나라 튀르기예, 우리나라의 가장 어려운 6.25 동란 때 영국 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보내었고 3천여 명의 전사자가 발생한 나라, 그것으로 형제의 나라라고 스스로 인정하며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튀르기예다. 그들은 깐깐르데시(피를 나눈 형제의 나라)라고 우리 대한민국을 사랑한다.

예수의 제자들이 활동한 가파도기아
 일정을 위한 새벽 기상이 교회에서 새벽 기도하는 시간 보다 빠르지만 모두를 위하여 힘든 표정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아침부터 그 나라의 주식인 거친 식감의 빵으로 빈속을 달래는 것이 적응되지 않아 힘들어 하면서도 사도들의 생활을 떠올리며 감사히 먹는다. 전도를 위하여, 사도의 직분을 감당하기 위하여, 거칠고 굳어버린 빵과 버터를 배낭에 넣어 걷고 또 걸으며 기쁨으로 복음전도에 앞장 선 사도들과 제자들, 된장찌개와 김치가 그리워도, 현실에 적응을 하는 것마저도 여행속의 필수인 것과 함께 사도들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국내선 비행기로 이동하여 가파도기아에 도착한다. 지진이 바꾸어 버린 거대한 기암괴석, 엄청난 유적들, 단단한 돌들로 만들어진 교회의 잔해들, 발굴된 유적에 대한 보호, 유적이 담고 있는 것들을 후세에 전하고 싶은 내용을 마치 성경과 교회의 현장을 영상화하여 머릿속에서 그 필름을 돌리듯이 드러내는 가이드 목사님을 통하여 세밀하게 전달받는 동안 우리의 너무나도 편안한 신앙생활에 대한 반성을 저절로 하게 하였다.

박해를 피해 생활한 미로의 지하동굴(튀르키예 카파도키아 지역에 위치한 데린쿠유(Derinkuyu) 지하 도시).
박해를 피해 생활한 미로의 지하동굴(튀르키예 카파도키아 지역에 위치한 데린쿠유(Derinkuyu) 지하 도시).
 가파도기아는 성경에서 예수의 제자들이 활동한 곳이다. 기암괴석은 화산 활동이 낳은 것들이며 구멍을 파내기 그나마 쉬운 것으로써 응해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단단해진 돌이지만 굴을 파기 그나마 다행인지라 박해를 피한 이들을 위한 은신처를 만들기에 딱 좋았다. 예수의 제자들 뿐 아니라 수도사들도 아파트보다도 더 크고 높은 응해암에 굴을 파고 그 속에서 수도생활을 한 곳을 바라보는 내내 가슴이 저며 오며 뭉클해지게 하였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 감사할 뿐이었다. 손으로 파낸 동굴 속의 미로는 허리를 숙이거나 몸을 비틀어 간신히 다녀야 할 곳이다. 그럼에도 예배처소와 침례장소, 말구유와 식당, 신학교까지 마련되어 단순 은신처가 아닌 신실한 믿음의 공동체가 되어 신앙을 흐트러짐이 없이 이어간 것을 보며 단순한 은신처가 아니라 삶의 특정한 공간인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은 형제끼리, 교우끼리의 의견 차이로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허다한 것에 비하여 현재와 비교할 수 없는 열악함에도 복음의 중요성을 전하며 공동체로 믿음을 지켜나간 것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졌다.

 
김양자 기자



저작권자 크리스천경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