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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금빛등대 - 이윤민 목사

크리스천경남 기자 입력 2026.05.13 14:45 수정 2026.05.13 14:47

<숨겨둔 천국의 무늬> 2026. 05. 11. 월.

이윤민 목사<br>양산 금빛교회
이윤민 목사
양산 금빛교회
밤새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화실에서 작업하셨나 보다. 꽃잎마다 다른 웃음을 그려 놓으셨다. 장미는 붉어 놀라게 하시고 찔레는 수줍은 향기로 지나가게 하셨다. 이름 모를 들꽃 하나에도 천국의 무늬를 숨겨 놓으셨다. 계절의 여왕 5월은 겸손한 모습으로 주님의 솜씨를 내보이고 있다.

5월이 왔다. 누가 문을 열어 두었을까. 닫혀있던 겨울의 창문마다 빛이 먼저 들어와 앉는다. 들판은 연둣빛 숨을 쉬고 나무들은 저마다 새로운 잎의 혀로 하늘을 찬송한다. 새들은 하늘의 악보를 펴들고 지붕 위, 전깃줄 위, 나뭇가지 위에서 쉼 없는 연습을 한다.

바람은 또 어떤가. 손에 잡히지 않으나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고, 보이지 않으나 나뭇가지를 흔들며 살아있음을 증거 한다. 땅인들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아지랑이 저 너머에 꿈을 담아 두고 언덕배기 너머에는 그리움을 간직해 두었다. 구름은 그곳에 같이 가자고 여러 모양의 글씨로 길 안내를 한다.


5월은 그 모든 것의 증거다. 계절의 여왕이기는 하지만 창조주의 솜씨를 들고 오는 찬란한 증인이다. 하나님은 거대한 선택만 하신 게 아니다. 골목 담장 아래 민들레에도 정성을 다하셨다. 풀잎 끝에 매달린 작은 성배, 아침 이슬의 그 작은 모습에도 하나님은 햇살로 입 맞추게 하셨다. 이 모두가 밤새우신 하나님의 작품이다.


 5월은 안다. 세상은 참으로 아름다워 메마른 마음에도 다시 꽃필 계절이 남아 있다는 것을. 5월은 헤아린다. 같이한 잎들이 떨어져 나가도 그것은 다시 만날 기약의 몸짓이라는 것을. 5월은 잊지 않는다, 삭풍의 아리움은 봄을 기다리라는 인내의 신호였다는 것을.


누구의 손길 때문인가, 그 아름다움이. 누구를 위함인가, 그 십자가의 고통이. 누구를 부르고 계시는가, 천국에서의 주님이. 크게 보면 작은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작게 보면 큰 것은 보이지 않게 된다. 나의 두 발은 이 땅을 굳게 딛되 나의 눈빛은 저 천국에 초점을 맞추는 삶을 살아가자.


그러므로 오늘 우리, 우울한 눈빛으로 길을 걷지 말자. 힘없는 발걸음으로 로타리를 헤매지 말자. 축 처진 어깨로 이웃을 찾지 말자. 기어드는 목소리로 친구를 부르지 말자. 고개를 들어 나무 한 그루의 초록을 보고 발끝에 핀 작은 곷 하나를 보며 감탄할 줄 알자. 당당한 나의 모습으로 5월을 시샘하게 하자.


해 맑은 어린 소녀의 질문이 5월과 함께 한다. “목사님, 천국에도 늙은 사람이 있어요?“ 쉬우면서도 어려운 질문이다. ”얘야. 눈을 감고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한 번 상상해 보려무나.” “예, 상상해 봤어요.“ ”그것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하여 주님과 함께 영원히 살아가는 곳이 천국이란다.”


괜스레 시인이 된다. 나의 나 됨도 모르고 찬양이 절로 나온다. “우리의 굳은 마음에도 이 5월처럼 새순 하나 돋게 하소서. 감사 하나 피어나게 하소서. 사랑 하나 향기 나게 하소서. 우리 또한 하나님의 작품이라 불리게 하소서. 그리하여 눈물도 웃음도 주님의 손길에 맡기는 참 신앙인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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