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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금빛등대 - 이윤민 목사

크리스천경남 기자 입력 2026.02.26 13:37 수정 2026.02.26 13:37

< 세월은 가는 걸까? 오는 걸까? >
이윤민 목사 금빛교회

이윤민 목사
이윤민 목사
♢ 필자는 간혹 젊은이들과 어울릴 때가 있으면 이렇게 말한다. ”어릴 때 소망은 빨리 어른이 되어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양력설에 한 번, 음력설에 한 번, 그렇게 나이를 두 번 먹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겉늙어 이렇게 보일 뿐이지 실제 나이는 젊은이 여러분과 비슷한 또래랍니다.“
♢ 설날도 지났다. 세월 참 빠르다는 표현이 정곡을 찌른다.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상실의 언어로 표현한다. 떠나보낸 것들, 되돌릴 수 없는 장면들, 다시는 오지 않을 오늘. 그래서 세월은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 버리는 바람처럼 느껴진다. 세월 앞에 우리는 후회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과연 세월은 가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에게 오는 것일까. 해는 지지만 동시에 떠오른다. 어제는 사라졌지만 오늘은 우리에게 도래한다. 우리는 시간을 잃어버리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시간을 선물로 받는 존재다. 시간은 과거로 흘러가지만, 미래는 우리를 향해 다가온다.
♢ 성경은 시간을 독특하게 바라본다. 전도서는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때’는 단순한 물리적 시간이 아니라, 의미를 품은 시간이다. 하나님의 주권 안에서 주어지는 사건의 순간이다. 헬라어로는 ‘크로노스’(세상의 흐르는 시간)와 ‘카이로스’(하나님의 의미 있는 때)로 구분된다.
♢ 우리의 일상은 크로노스 속에 있지만, 믿음의 눈은 그 속에서 카이로스를 발견한다. 세월이 가버리는 것처럼 보일 때, 신앙은 묻는다. “이 시간은 무엇을 위해 내게 왔는가? 그리고 어떻게 활용해야만 주님께는 영광이요 우리들에게는 복이 될 수 있을 것인가?”
♢ 욥은 고난의 세월을 통과하며 자신의 날들을 저주하기도 했다. 다윗은 도망자의 세월 속에서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바울은 감옥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그들의 시간은 하나님께서 저들을 빚는 시간이었다. 고난의 날들은 낭비되지 않았고, 눈물의 밤은 헛되지 않았다. 세월은 그들에게서 무엇인가를 앗아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 시간은 흐른다. 그러나 은혜는 쌓인다. 세월은 지나간다. 그러나 소망은 다가온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말할 수 있다. 세월은 가고 오는 계산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세월은 하나님의 뜻을 품고 우리에게 오는 훈련의 시간이라고.
♢ 시간은 현재일 뿐이다. 지난 세월을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고 오는 세월을 걱정해도 아무 이득이 없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사는 시간은 언제나 현재가 있을 뿐이다. 과거, 현재, 미래가 전부 지금 현재인 시간. 그곳이 바로 천국이다. 주님과 함께하며 즐기는 시간이 영원히 있는 곳, 그곳을 우리는 천국이라고 부른다.
♢ 믿음은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늙어감을 절망으로 보지 않고 젊음을 특권으로 보지 않는다. 범사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간다. 시간의 흐름과 완성을 알기 때문이다. 천국에서 주님과 더불어 왕 노릇 할 수 있는 사람은 하나님의 뜻에 초점을 맞추는 현재인(現在人)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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