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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문경새재 -강상선

크리스천경남 기자 입력 2026.04.07 13:53 수정 2026.04.07 13:53

강상선 목사
영남총회신학교 교수역임
새생명교회 담임목사

강상선 목사
강상선 목사
조선시대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시험을 보러 갈 때 가장 선호했던 지름길이 문경새재라고 한다.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에서 출발하여 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을 거쳐 한양으로 가던 영남대로의 중심 고개이다. 하늘을 나는 새들도 쉬어간다는 가파른 고개를 여행하며 우리의 인생길을 돌아본다.

아프리카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릴 때 가끔 말을 세우고 뒤를 돌아본다고 한다. 행여 영혼이 몸을 쫓아오지 못할까 봐 영혼이 쫓아올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는 의미이다. 우리의 삶도 뒤를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길 가다 보면 다양한 만남을 통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사랑하고 용서하며 살아가는 것이 삶이다.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는 과정을 통해 성숙이 되어간다. 인생은 돌아올 수 없는 여정이다. 한번 지나간 시간과 세월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인생은 마치 일방통행로 (one-way street) 처럼 앞으로만 나아간다. 잠시 머물다 가는 세상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뒤돌아보며 쉬어가길 바란다.

벚꽃 길 사이로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마음들을 봄나들이 하도록 아름다운 꽃들이 우리를 불러낸다. 새벽을 깨워 달려와 모두가 한마음으로 골짝 골짝을 견학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옛날 기찻길 옆으로 레일을 깔아 만든 바이크를 탔다. 자전거처럼 두 개의 바퀴가 달린 이동 수단으로 페달을 밟아 문경 산천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자연의 경이로움을 맛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옛 흔적을 오늘날의 사람들이 그대로 맛볼 수 있는 바이크를 보며 묻혀버린 인생을 돌아볼 수 있어서 새로움을 느낀다.

매일 안방에서 보는 TV 드라마 촬영장을 둘러보았다. 왕이 되어 보기도 하고, 거지도 되어 보고 왕비가 되어 보는 상상을 하였다. 즐거운 마음 가득히 안고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양반이 되기도 하고 상놈이 되기도 하였다. 주인이 되기도 하고 하인이 되기도 하였다. 이를 통해 타인의 처지를 공감하고 상대방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남의 신발을 신어 보라’는 말이 기억난다. 남의 신발, 냄새나고 더럽지만 내 감정 드러내지 않고 신어 보면 있는 그대로 상대를 포용할 수 있어 남을 함부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성공과 생존은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필수 요소이다. 생존이 기본적인 욕구 충족과 안전을 목표로 한다면, 성공은 개인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점을 둔다. 생존은 자신을 보호하는 본능과 직결되지만, 성공은 생존을 넘어선 자기실현과 성장을 통해 잠재력을 깨우려는 과정이다. 궁극적으로 생존은 ‘살아남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만, 성공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각자의 가치와 목적을 실현하는 것이다. 결국 성공과 생존은 본질적으로 다른 목표와 가치를 둔다.

하나님이 이 땅에 내려오심은, 죄 많은 인생이 구렁텅이에 빠져가는 모습을 도저히 볼 수 없기에 인간의 옷을 입으시고 이 땅에 오셨다. 하나님의 그 크신 사랑 때문에 여기 살아있는 것이다. 우리도 그 사랑 기억하며 내가 밥을 먹을 때, 내 주위 굶주림에 허덕이는 자가 없도록 돌아보아야 한다. 내가 즐거울 때 어려움에 있는 자가 있는지, 괴로움을 달래야 할 자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 아무리 똑똑해도 나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사회 속에 내가 살고 있음을 알고 주위를 돌아보아야 한다.

어항 속의 금붕어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어항 속에는 두 마리의 금붕어가 살고 있었다. 둘은 서로 미워하며 만나면 싸운다. 어느 날은 심하게 싸워 결국 한 마리의 금붕어가 상처를 심하게 입고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 그 후 다른 금붕어도 더럽혀진 물에 오염이 되니 죽고 말았다. 주된 이유는 영역 다툼이다. 하나가 죽으니 결국 나도 죽어간다. 욕심이 자기 자신을 죽이는 결과가 되어버린 것이다. 나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다.

강은 자신의 물을 마시지 않고, 나무는 자신의 것을 먹지 않는다. 태양은 자신을 비추지 않듯 남을 위해 사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우리는 서로를 돕기 위해 태어났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그렇다. 인생은 당신이 행복할 때 좋다. 더 행복한 것은 당신 때문에 다른 사람이 행복할 때다. 잠시 생각해 보라 당신이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었을 때를 그때가 가장 당신이 행복했을 때가 아닌가 싶다. 머리로만 계산하는 세상이 아니라 가슴으로 살아가는 세상이 그리워진다.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는 서로 어우러지는 세상을 꿈꾸어본다.

하늘을 나는 새들도 쉬어간다는 가파른 고개를 여행하며 우리의 인생길을 다방면으로 살펴 돌아보며 존재 이유를 되새겨 보았다.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걷는 동안 동료들과 한 마음 되어 각자의 목회 현장에서의 애로 사항을 나누며 서로를 알아가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온종일 산천을 돌아보며 찌든 마음 날려 보내고 노래가 흘러나오는 즐거움을 맛보았다. 목회하느라 쉴 틈도 없이 바쁘게 달려와 숨이 턱까지 쫓아 오는 삶을 내려놓고, 쉬어가는 고개에서 한참을 돌아보는 이날은 정말 아름다운 날이었다. 선물 한 꾸러미 보듬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얼마나 가벼운지를 느껴본 자는 다 알 것이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면 키가 큰지 작은지 모두 똑같아 보인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을 알지 못한다. 밥을 먹어야 하고 화장실 가야 하는 우리네 인생 아닌가?
나는 새도 쉬어가듯 쉬어가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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