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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도하는 마음으로 우유 배달했는데, 사람 마음을 얻었죠

김미경 기자 기자 입력 2026.04.29 12:35 수정 2026.04.29 15:14

믿음의 기업을 가다
이두희 새소명교회 장로

남양우유·덴마크우유 대리점 운영
작은 규모 시작해 월 1억 5천만 달성
영역 넓히며 수년째 전국 매출 1위
'이익' 아닌 '사람'을 남기는 장사

이두희(왼쪽) 장로는 작년 10월부터 아들에게 마산대리점을 맡겨 운영하고 있다.
이두희(왼쪽) 장로는 작년 10월부터 아들에게 마산대리점을 맡겨 운영하고 있다.


아직 어둠이 완전히 걷히지 않은 새벽,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시간. 도시의 하루가 시작되기 전, 창원시 내서읍의 한 우유 대리점은 조용하지만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차가운 새벽 공기를 가르며 오가는 차량들, 바쁘게 물류를 정리하는 손길들. 겉으로 보면 여느 유통 현장과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그러나 이곳의 하루는 단순한 ‘배달’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이곳에서는 우유와 함께 사람을 향한 마음이 움직이고, 거래와 함께 신뢰가 쌓이며, 때로는 한 영혼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조용히 전해진다. 

 

남양우유·덴마크우유 대리점을 운영하는 이두희 장로(새소명교회)의 일터다.

 

남양우유 내서가정 동행점.
남양우유 내서가정 동행점.
덴마크우유 경남대리점 가정배달.
덴마크우유 경남대리점 가정배달.

2002년, 작은 규모의 대리점으로 시작된 그의 사업은 지금 월 매출 1억 5천만 원에 이르며 창원 팔용동과 소답동, 북면을 넘어 창녕까지 영역을 넓혔다.

 
수년째 전국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의 성과는 충분히 설명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그 자신은 ‘성공’이라는 단어를 쉽게 입에 올리지 않는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

고,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두희 새소명교회 장로
이두희 새소명교회 장로
“우유는 단순한 상품이 아닙니다. 하루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건강을 전하는 아침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이 말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다. 실제로 그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서 그 생각을 실천하고 있다. 계약이 끝나갈 무렵이면 다시 처음 만났던 순간처럼 고객을 찾아간다.


작은 선물을 준비하고, 짧은 인사라도 마음을 담아 건넨다. 때로는 특별한 이야기가 없어도, 그저 안부를 묻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렇게 시작된 관계는 시간이 흐르며 단순한 ‘고객’이 아닌 ‘이웃’으로 바뀌어 간다.


“사업을 하다 보면 숫자로만 사람을 보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오래 갈 수 없습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바라봐야 관계가 이어집니다. ”그의 말처럼, 이 장로의 일터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고객 이탈률이 낮고, 소개로 이어지는 신규 고객이 많다. 하지만 그는 이를 ‘전략’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진심이 쌓인 결과’라고 담담하게 표현한다. 그가 진짜로 남기고 싶은 것은 매출이 아니라 사람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이웃들이 예수님을 알게 되는 것이 제 인생의 목표입니다.”

그의 일터에서는 때때로 특별한 장면이 펼쳐진다. 우유를 배달하기 위해 잠시 들른 자리에서 대화가 시작되고, 그 대화는 삶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힘든 일을 털어놓는 고객도 있고, 말없이 눈시울을 붉히는 사람도 있다. 그럴 때 그는 서두르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묻는다. “혹시, 함께 기도해도 괜찮을까요?”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그 제안을 거부하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을 열고 자신의 상황을 맡긴다. 왜일까. 그의 말에는 설득이 아니라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상대를 바꾸려는 의도가 아니라, 함께 아파하고 함께 서 있겠다는 마음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돈을 따라가면 관계는 끊어집니다. 하지만 사람을 따라가면 길이 열립니다.” 이 한마디에는 그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러나 그의 길이 늘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큰 시험의 시간이 찾아온 적도 있었다.

 
2013년 남양우유 불매운동 당시, 그는 전국남양우유방판협의회 사무총장으로서 쉽지 않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본사의 부당한 방침과 현장의 현실 사이에서 갈등이 깊어졌고, 판촉 지원 중단과 대리점 축소 압박은 현실적인 위기로 다가왔다. 주변에서는 한목소리로 말했다.
“지금은 버티기 어렵다. 물러서는 것이 맞다.”

그러나 그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단순히 사업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 시간을 ‘기도의 시간’으로 선택했다. 

 

“두 달 동안 거의 매일 기도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엇이 옳은지 묻고 또 물었습니다.” 

그 끝에 내린 결론은 분명했다. 

물러서지 않는 것이었다.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원칙을 지키겠다는 선택이었다. 사람의 기준이 아니라 믿음의 기준으로 결정하겠다는 고백이기도 했다. 그 선택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실제로 많은 부담과 손실을 감당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찾아왔다. 본사가 입장을 철회하며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그 시간은 단순한 위기 극복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의 삶에 더 깊은 신뢰를 쌓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들은 그의 선택을 통해 ‘장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믿음을 지키는 사람’을 보게 되었다. 그의 삶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그는 오래전부터 어려운 가정과 학생들을 돕는 일을 꾸준히 이어왔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름 없이, 조건 없이 나누는 삶이었다. 그리고 최근, 그의 마음에 또 하나의 기도가 자리 잡았다.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외국인 전용 교회가 세워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외로움과 단절 속에 있는 이들을 향한 마음이다. 그는 이것이 개인의 사명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가 함께 감당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한다.

“하나님께서 우리 곁에 보내주신 분들입니다. 우리가 먼저 다가가야 합니다.”
그의 시선은 지역을 넘어, 더 넓은 세상으로 향하고 있다. 오늘도 그의 하루는 여전히 바쁘다. 수많은 배달과 일정 속에서 몸은 쉴 틈이 없다. 그러나 그 바쁨 속에서도 방향은 분명하다. 그는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왜 이 길을 걷고 있는지를 잊지 않는다.

 
그는 우유를 배달하지만 결국 사람을 만나고, 상품을 전하지만 결국 마음을 남긴다. 이익이 아닌 사람을 남기는 장사. 성과가 아닌 영혼을 품는 일터. 그의 삶은 말로 전하는 신앙이 아니라, 삶으로 보여주는 복음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가 매일 새벽 나누는 것은 우유 한 병이 아니라 한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일지도 모른다.

 
그 조용한 배달의 길 위에서, 오늘도 누군가의 마음이 열리고 있다. 이익이 아닌 사람을 남기는 장사, 그의 일터는 오늘도 ‘사업’이 아니라 ‘사명’으로 움직이고 있다.

수년째 전국 1위를 유지
이익이 아닌 사람을 남기는 장사
‘사업’이 아니라 ‘사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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