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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금빛등대 - 마침표는 새로운 문장의 시작

크리스천경남 기자 입력 2026.01.15 14:00 수정 2026.01.15 14:00

마침표는 새로운 문장의 시작
이윤민 목사

이윤민 목사
이윤민 목사
마침표는 새로운 문장의 시작
이윤민 목사
금빛교회

해마다 이맘때면 우리는 시간의 문턱에 선다. 등 뒤로는 우리가 걸어온 365일의 발자국이 길게 늘어져 있고, 앞으로는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길 같은 새해가 펼쳐져 있다. 엘림의 단물과 마라의 쓴물로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마음은 복잡한 무늬를 띈다.
성경은 우리의 인생을 ‘나그네 길’이라 표현한다. 시편 기자가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시편 126장 5절)”라고 고백했듯, 우리의 눈물은 하나님의 병에 담겨 소망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때로는 안식했고, 때로는 탄식하기도 했다.
그저 슬퍼하거나 후회하는 것에 머문다면 그것은 세속적인 회한에 불과하다. 성도의 지난 시간은 ‘하나님의 섭리’라는 렌즈로 재해석되어야 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 40년을 지나며 신명기적 회상을 했던 것처럼, 우리도 지난 1년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도하셨는가?”라는 질문 앞에 세워져야 한다.
우리가 실패라고 불렀던 사건 속에 하나님의 세밀한 ‘멈춤’의 싸인이 있었고, 우리가 고난이라 명명했던 시간 속에 ‘연단’이라는 하나님의 손길이 숨어 있었다. 에벤에셀, 즉 “여기까지 도우셨다”는 고백은 형통할 때보다 오히려 한계에 부딪혔을 때 더 빛이 나는 법이다.
하나님은 번영보다 정의를, 성공보다 정직을 먼저 물으셨다. 개인의 삶도 다르지 않았다. 속도를 따르다 방향을 잃고, 효율을 좇다 사람을 놓치는 선택들이 반복되었다. 이 모든 현실은 우연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고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영적 좌표다.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 들려주신다.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적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사야 43장 18-9절)”.‘과거의 단절’이 아니라 ‘새로운 차원으로의 도약’을 의미한다. 송구영신의 진정한 가치는 낡은 달력을 바꾸는 데 있지 않고, 우리의 마음 밭을 새롭게 가꾸는 데 있다.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 하시지만, 그분이 일하시는 방식은 늘 새롭다. 다가오는 해는 막연한 긍정의 힘으로 버티는 시간이 아니다. 그것은 ‘약속의 성취’를 기다리는 기대의 시간이다. 하나님 안에서의 소망은 상황을 초월하시는 하나님의 권능에 기인하는 것이다.
우리는 ‘기억하는 존재’인 동시에 ‘꿈꾸는 존재’로 부름 받았다. 지난 시간의 정서적 무게는 우리를 겸손하게 만들고, 다가올 시간의 희망찬 약속은 우리를 담대하게 만든다. ‘감사함으로 매듭짓기’와 ‘거룩한 설렘으로 마주하기’는 성도의 기본자세다. 새해는 날짜의 변화가 아니라 역사적 전환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낡은 것은 지나갔고 새것이 오고 있다. 주님의 손을 잡고 걷는 한, 모든 마침표는 새로운 문장의 시작일 뿐이다. 눈물로 젖은 어제의 토양 위에 오늘 주시는 소망의 씨앗을 심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자라게 하시고 열매 맺게 하실 것이다. 그 찬란한 시작은 지금 바로 여기에서 나부터 시작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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