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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기독교는 유럽의 종교인가? - 이상규 교수

크리스천경남 기자 입력 2026.01.15 14:25 수정 2026.01.15 14:25

기독교는 유럽의 종교인가?
이상규 교수
백석대 석좌교수
고신대 명예교수

기원 30년경 설립된 예루살렘교회는 안디옥을 거점으로 에베소, 고린도를 거쳐 로마로 전파되면서 유럽의 종교로 자리 잡았다. 기독교의 전파과정은 서행화(西行化) 혹은 서진(西進)의 과정이었다. 예루살렘에서 안디옥으로, 에베소로, 고린도로, 그리고 로마로 전파되었기 때문이었다. 기독교는 적어도 17세기까지는 유럽의 종교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15-17세기 대항해시대를 거치면서 유럽 밖의 또 다른 대륙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독교는 비 서구세계로 전파되기 시작한다. 특히 17세기 기독교는 북미대륙으로 전파되었고, 이후 미국이 점차 기독교 중심 국가로 부상하게 되지만 1900년 이전까지 기독교의 중심지는 유럽이었고, 기독교는 서구사회의 종교였다. 선교역사학자인 앤드류 웰즈(Andrew Walls, 1928-2021)는 1900년 당시 세계 기독교인의 80%가 유럽과 미국에 살고 있었다고 한다. 이때는 비서구지역에 기독교 전파가 서구 기독교권의 중요한 의제였다. 1910년 에딘버러에서 열린 국제선교대회(IMC)는 비서구 사회에서의 기독교 전파를 열망했고, 서구교회가 연합하여 이런 지역에서의 선교의 과제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가 중요한 의제였다. 그래서 이때의 모토는 “우리 시대에 세계를 복음화하자”였다.
미국에서 선교운동의 동력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것은 1886년 7월 시작된 학생자원운동(SVM: The Student Volunteer Movement for Foreign Missions)이었다. 이때의 슬로건도 “우리 시대에 세계를 복음화하자”(The evangelization of the world in this generation!)였다. 이것이 비서구사회에 대한 복음화, 곧 전도와 선교의 의지 표명이었다.
그런데 이후 기독교의 중심축이 서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로. 그래서 세계선교대회로부터 100여 년이 지난 2024년의 경우, 전 세계 기독교인 중 69%가 비서구지역에 거주하고 있고, 서구지역 기독교인 수는 31%에 지나지 않는다. 서구교회는 쇠퇴일로에 있고, 교회 출석률은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그런데 2050년이 되면, 비서구권의 기독교 신자수는 전체 기독교인의 80%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와 같은 기독교 중심축이 유럽 미국 등 서구에서 남반구, 곧 아시아 아프리카,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주장한 대표적인 학자가 미국 바올라대학과 펜스테이트대학교(PSU) 교수를 역임했던 필립 젠킨스(Philip Jenkins, 1952- )였다. 그는 2002년에 쓴 ‘내일의 기독교계’(The Next Christendom; The Coming of Global Christianity, Oxford University Press, 2002)에서 기독교는 더 이상 유럽의 종교가 아니라고 하면서 21세기 중반이 되면 아프리카나 라틴 아메리카의 기독교인 수가 북미와 유럽의 기독교 인구를 압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즉 그는 2050년에 이르면 로마 가톨릭을 포함한 기독교 전체인구에서 유럽과 북미의 기독교인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하로 줄어든다고 보았다. 그래서 로마, 런던, 뉴욕 대신 나이지리아의 라고스, 콩고의 킨샤사, 브라질의 상파울로, 필리핀의 마닐라와 같은 남반구의 대도시들이 기독교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그는 남반구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기독교는 서구의 세속화된 기독교가 아니라 보수 성향의, 카리스마적인 신앙, 그리고 오순절주의 신앙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서구중심의 기독교가 비서구지역으로 이동한다는 점을 주창한 학자들로는 위에서 언급한 앤드류 월스나 필립 젠킨스 외에도 패트릭 존스턴(Patrick Johnston, 1938- ), 데이빗 바렛(David Barrett, 1927-2011), 터드 존슨(Tood M. Johnson) 등이 있다. 고든코넬신학교의 세계기독교연구센터(Center for Global Christianity) 소장으로 있는 존슨 박사는 데이비드 버렛(David Barrette)의 뒤를 잇는 세계선교통계 분야의 대표적 인물인데, ‘미전도종족’ 개념을 창시한 랄프 윈터의 막내 사위이기도 하다. 그는 전 세계 기독교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세계기독교총람’(Atlas of Global Christianity)의 저자로서 기독교는 출산, 개종, 이주 등을 통해 ‘북방’에서 ‘남방’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기독교의 탈서구화’가 현저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 100년동안 그리스도인은 세계 인구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해왔는데, 1910년까지 기독교 인구의 66%가 유럽에 살았으나 2010년에는 25.6%로 크게 감소되었고, 1910년에는 전체 기독교인의 2%가 아프리카에 살았지만 2010년에는 22%까지 증가했다고 지적한다. 북반구의 경우 1910년에는 전체 기독교인들 중 80% 이상이 이곳에 있었으나 2010년 그 수치는 40% 아래로 떨어졌다고 주장한다. 2100년에 이르면 전체 기독교인의 50%가 아프리카인들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정리하면, 적어도 17세기까지는 기독교는 서구의 종교였으나 18-19세기 근대선교운동을 통해 기독교는 비서구지역으로 확산되었고, 기독교신자 분포에서 서구교회를 압도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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