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는 말
앞선 여러 기고에서 논한 대로 한국의 거의 모든 종교는 무교의 성격을 지닌 혼합종교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사회생활의 규범은 유교적이고, 사고방식은 불교적인 생각을 하며, 어려움을 당하면 무속적인 신앙을 가진다고 혹평을 하기도 한다. 천주교를 포함한 우리 기독교도 부분적으로는 이런 요소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영성의 은사적인 면에 있어서는 그 차이가 어디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자들도 많다. 이런 관점에서
본 호에서는 성령의 역사와 무교 악령이 주는 현상이 왜 비슷하다고 보는지와 그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논하고자 한다.
2. 성령의 역사와 무교 악령의 역사가 비슷한 이유
1) 비슷함에 대한 필자 자신의 의문점 : 오랫동안 비교종교학을 가르치고 무교를 나름대로 연
구했으며, 성령님의 함께하심의 일부분인 은사와 현상을 체험한 필자로서는 그동안에 강한 의
문이 있었다. 그것은 무교의 접신, 치유, 예언 사역 등의 여러 행위와 성령의 은사 체험이 비
슷한 점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면, 무교의 신내림과 기복신앙의 형태는 성령님의 임
하심과 하나님이 주시는 현세의 복과 구별이 잘 안되는 여러 유사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2) 모든 무속 행위가 비슷하게 보이는 이유: 지금까지 논한 내용에서 볼 때 무속적 현상과 기복적 신앙의 모체인 무교는 한국의 역사와 현재뿐만 아니라, 범세계적인 유래와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 신앙의 모양과 행위도 지역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그 내용은 비슷하다. 예를 들면, 여신 숭배, 토템과 애니미즘 신앙 형태에서 오는 목신과 뱀신 숭배, 제정일치 사회 등은 세계 어디서든 비슷하다. 단지 서양의 경우는 일찍이 우리 기독교의 유일신 신앙과 문화의 정착으로 이러한 무속적인 신앙이 많이 사라졌지만, 동양의 경우는 중국의 도교(道敎)와 인도의 힌두교와 자이나교의 영향과 불교를 통한 무교의 영향력은 더 확대되었다. 그래서 세계의 무속적 현상과 기복적 신앙의 형태는 비슷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신앙들의 대부분이 우리 기독교적인 관점에서는 모양과 현상은 비슷해도 이는 악한 영의 영향이며, 전형적인 기복적인 신앙이기 때문에 같이 할 수 없는 잘못된 신앙인 것이다.
3) 비슷하지만 분명한 성경적 관점: 비슷함의 이유에 대해서 그 어떤 선행 연구도 거의 없었
기 때문에, 이를 규명하는 일에 필자로서는 난감했다. 이에 오랫동안 의문을 가지고 세계 각
곳의 신화와 전설, 각종 종교의 신관까지 총망라하여 나름의 연구를 해보았지만, 명확한 결론
은 그 어느 곳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단 한 곳, 분명한 결론을 제시해 준 곳은 다름 아닌 성경이었다. 이는 히브리적 사고와 맥락을 같이하는 부분도 있지만, 성경이 말하는 사탄의 기원은 바로 하나님과 함께한 타락한 천사였다. 이로 볼 때 영적인 기원과 현상은 원래 하나님의 나라였던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사탄은 근원에 대한 성경의 내용은 하늘의 계명성(사14:12), 하나님의 성산에 있던 자(겔28:14~15), 하늘에서 떨어진 사탄(눅10:18), 범죄한 천사들(벧후 2:4), 처소를 떠난 천사들(유1:6)로 말하고 있다. 이는 흔히 ‘루시엘’(라틴어로 Lucifer)이라 하며, 이 루시엘은 그를 따르는 1/3의 천사들과 함께 악령이 되었다는 견해도 있다. 이를 인정한다면, 사탄은 본래 하나님께 찬양으로 영광을 돌리던 천사 장 ‘루시엘’로서 다른 천사장들과 동일한 영적인 능력을 갖춘 존재였음을 알 수 있다. 이로 볼 때 사탄의 수종자들인 무속인들이 행하는 영적 현상의 실현 방법은 성령의 역사와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3. 결론 및 제언
이상의 내용은 아직은 선행 연구가 거의 없고, 필자 개인의 추론일 수 있기 때문에 완벽힌 이론은 아니다. 하지만, 필자의 지금까지의 경험과 연구에 의하면 비슷함이 있기 때문에 분명한 영들 분별의 은사를 가지지 못하면, 혼돈과 오해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런 일에서는 올바른 분별력이 필수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다음 호에서는 무속 행위와 기독교 영성의 나타나는 비슷한 현상의 구체적인 면을 기술하고자 한다. 또한 영적 세계와의 소통과 치유와 구원의 기능, 중재자의 존재와 공동체와 문화적 연계점에 대한 것을 논하는 동시에 차이점으로 볼 수 있는 신앙의 대상과 본질의 다른 점과 신앙 행위의 목적과 방법, 형식과 체계와 실제적인 영적 경험과 신앙공동체의 차이점 등의 여러 면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논하고자 한다.
제언하고자 하는 것은 나타나는 현상은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두 영성을 바로 아는 것이 우리의 평생 올바른 신앙의 과제라는 것을 깊이 인식해야 하며, 이를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문제임을 다시금 강조하며 항상 올바른 영의 분별력을 갖출 것을 제언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