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소심한 속삭임이 아니라 승리감에 넘치는 포효와 함께 찾아온다. 온 땅이 하나 되어 생명을 노래하는 계절이 바로 여름이다. 땀 흘림의 절정은 열매를 잉태하고 삶의 고갯길은 다음 시간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문명의 발달로 교만하게 된 인간의 연약함을 일깨우는 계절이 바로 여름이다.
여름이 오면 세상은 생기로 충만해진다. 뜨거운 태양 아래 초록은 더욱 짙어지고, 논밭에서는 곡식이 무르익어 간다. 바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산과 들에는 매미 소리가 쉼 없이 울려 퍼진다. 마치 온 땅이 하나 된 것처럼 생명을 노래하는 계절이 여름이다. 생명은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잉태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처럼 여름은 단순히 더운 계절이 아니다. 하나님의 창조의 손길이 더욱 뚜렷이 드러나는 계절이다. “땅이 그의 열매를 내었도다 하나님 곧 우리 하나님이 우리에게 복을 주시리로다 (시편 67:6)”는 말씀처럼 여름은 은총의 계절이다. 복된 여름은 새로운 열매를 맺으며 다음의 행동을 일깨워야 한다.
생명의 풍요로움 속에도 도전은 언제나 존재한다. 폭염과 가뭄, 홍수 같은 자연재해는 인간의 나약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땀 흘리는 수고 없이는 결실도 없다. 여름은 생명의 계절이지만 동시에 인내의 계절이기도 하다. 생명은 인내를 품고 있다. 인내는 생명이 생명이기를 증명하는 몸부림이기도 하다.
농부는 이 시기를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땡볕 아래 땅을 갈고, 땀방울을 흘리며 뿌리를 뻗게 한다. “수고하는 농부가 곡식을 먼저 받는 것이 마땅하니라 (디모데후서 2:6)” 하나님의 말씀이다. 이 계절은 하나님의 질서 속에서 인간의 수고와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주는 자연의 대합창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여름을 단지 소비와 휴식, 탈출의 계절로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에어컨 아래에서 자연의 소리를 잊고, 핸드폰 화면 속에서 땅의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여름은 생명의 기운이 솟아나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영혼은 오히려 메말라가는 사람들도 있다. 천국을 모르며 사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이런 현상은 여름의 풍요로움을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잊기 때문이다. 예레미야는 “그들은 여호와 곧 생수의 근원을 버린 나의 백성이라 (예레미야 2:13)”고 탄식했다. 여름의 열매는 흙과 햇빛만으로 자라지 않는다.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 여름, 우리는 땀 흘리는 농부처럼 삶을 돌아보아야 한다. 영혼의 땅은 메마르지 않았는가? 신앙의 열매를 위해 어떤 씨를 뿌리고 있는가? 여름은 단지 무더위를 이겨내는 계절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다시금 생명의 의미를 묻는 계절이다.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쉬지 아니하리라 (창 8:22)”
여름의 태양이 우리를 지치게 할 때, 그 빛보다 더 밝은 생명의 빛이신 그리스도를 바라보아야 한다. 사계절의 변화가 얼마나 축복인지도 깨달아야 한다. 이 여름이 끝날 즈음, 우리의 삶도 한결 무르익은 신앙의 열매로 가득해야겠다. 열매 없는 땀방울은 얼마나 허무하고 결실 없는 신앙은 얼마나 헛된 것인지를 깨닫는 여름 초대장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