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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화란의 도덕적 실상과 회란의 기독교 - 이상규 교수

크리스천경남 기자 입력 2026.01.15 15:05 수정 2026.01.15 15:05

화란의 도덕적 실상과 회란의 기독교
이상규 교수
백석대 석좌교수
고신대 명예교수

한때 기독교 국가라고 불리기도 했던 화란은 도덕적으로 가장 문제 많은 유럽의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오래전에 동성애나 매춘, 낙태가 합법화된 나라이기 때문이고 유흥산업이 창궐한 나라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미 24년 전인 1984년에 낙태가 합법화되었고, 1994년에는 평등대우법(Treatment act)이 시행되어 동성애가 인정되어 동성애자 학생이나 교사를 거부할 수 없게 되었다. 성직자는 자신의 신념과 관계없이 동성혼 집행을 거부할 권한이 없다. 2001년에는 세계 최초로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즉 동성혼을 이성혼과 똑같이 인정한 것이다. 이보다 앞서 1998년에는 파트너등록제를 시행했는데, 2001년에서 2011년까지 10년간 1만4천813쌍의 동성 커플이 결혼했다고 한다. 화란에서는 1980년대부터 사회 전반에서 성적 소수자들의 인권 향상이라는 이름으로 동성애에 대한 각종 허용이 사회적 지지를 받았고, 1990년대 후반에 동성 커플을 사실혼 부부관계로 인정했다. 그리고 마침내 2001년 “결혼은 다르거나 혹은 같은 성의 두 사람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라는 내용을 법에 명시하여 결혼이란 개념에서 동성과 이성의 구분을 폐지하였다. 따라서 아버지만 둘인 경우나 어머니만 둘인 아동들이 생겨나게 되고 그런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다. 화란의 뒤를 이어 현재는 프랑스·영국·독일·캐나다 등 34개국이 동성혼을 합법화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화란에서는 2000년부터 성매매가 합법화되었다. 25년 전의 일이다. 언제 어디서든 성매매가 가능한 나라가 된 것이다. 2002년에는 안락사와 의사 조력 자살이 합법화되었다. 생각할 것도 없이 이런 문제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심각한 현실이 되었다. 화란이 어떻게 이런 나라가 되었을까?
어리석은 의문이지만 때로 이런 생각을 해 본다. ‘화란의 기독교회는 그 사회에 영향을 주지 못했을까?’ 어떤 사회의 도덕적 해이나 쇄락은 한가지 이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그 시대 교회는 책임이 없다 할 수 있을까? 기독교와 사회윤리는 상관없는 것일까? 벌써 오래전의 이야기이지만 필자가 학생일 때 화란의 신학자가 한국을 방문하고 고려신학대학 강당에서 기독교 역사와 윤리에 대해 강연한 일이 있다. 강연이 끝난 후 자유로운 질문 시간에 내가 질문을 했다. 화란은 실로 많은 기독교 지도자들을 배출했고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아는데, 그 신학자들이 오늘의 화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라고. 더듬거리는 영어였지만 화란 사회에 풍미하는 도덕적 해이, 혹은 반기독교적인 사회 풍조를 생각하며 질문한 것이다. 질문을 받은 교수는 순간 멈짓하면서 대답을 하지 못했다. 몇분 간 침묵이 흘렀다. 무슨 말로 이 부산의 젊은이에게 설명할 것인가를 생각했을 것이다. 영어는 미숙했지만 질문의 의도를 파악했을 것이다.
화란은 많은 저명한 신학자들을 배출했다. 아브라함 카이퍼, 헤르만 바빙크, 헤르만 도이예벨트, 끌라스 스킬더, 베르까우어, 흐레아다누스, 그로쉐이드 등은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이다. 특히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 1837-1920)는 누구나 잘 아는 저명한 신학자이자 언론인이었고 학자이자 정치인이었다. 반혁명당을 창당했을 뿐만 아니라 수상을 역임했던 인물이었다. 특히 그는 약 70년 간의 학교전쟁(school war)의 결과로 1880년 10월 20일에는 자유대학(Free University)을 개교하였고, 개교 기념 강좌에서 영역주권을 강조한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삶의 각 영역에 있어서의 주권”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영역주권’(領域主權, Sphere Sovereignty)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하였고, “인간 존재의 전 영역 중에는 만물의 주권자이신 그리스도께서 ‘내 것이라’고 주장하지 않으시는 곳은 단 한치도 없다”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에게 있어서, 그리스도는 죄로 인해 타락된 인류의 구속(救贖)을 위한 중보자이실 뿐 아니라 파괴되고 왜곡된 창조세계의 회복자이셨다. 세상 모든 영역 가운데 그리스도가 주인이 아닌 영역은 단 한 곳도 없다. 아브라함 카이퍼가 설파했던 강조점이다. 카이퍼는 이 세계를 ‘거룩’(聖)과 ‘세속’(俗)으로 구분하고 이 세상에서 도피하는 종교적 은둔주의 내지 도피주의를 반(反) 성경적인 것으로 보았다. 그리스도인은 거룩한 열정을 품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그리스도인은 수동적으로 기도나 하며 사는 은둔자(隱遁者)가 아니다. 그리스도인은 정치, 경제, 사회, 학문, 과학, 문화, 예술, 학교, 직장 등 이 세상의 모든 영역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한다. 카이퍼는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했다. 아브라함 카이퍼가 즐겨했던 성경이 시편 89편이었다. “하늘이 주의 것이요, 땅도 주의 것이라. 세계와 그중에 충만한 것을 주께서 건설하셨나이다.”(11)라고 하셨고, “내가 여호와의 인자하심을 영원히 노래하며, 주의 성실하심을 내 입으로 대대에 알게 하리이다.”(1)라고 했는데, 오늘의 화란은 최초의 동성혼 합법화를 달성했고 매춘, 낙태가 합법화되었다. 화란의 현실은 오늘의 한국교회에 반면의 교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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