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도 정부의 종교 관련 예산이 총 1,043억 5,600만 원으로 편성된 가운데, 특정 종교에 예산이 과도하게 집중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 예산을 분석하면 불교계에 배정된 금액은 849억 8,100만 원으로 전체의 81.43%에 달한다. 반면 천주교는 57억 7,200만 원(5.53%), 기독교는 56억 2,400만 원(5.39%) 수준에 머물렀으며, 유교·원불교·민족종교 등은 그보다 더 적은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불교 관련 예산은 전년 대비 1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형평성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국민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혈세가 특정 종교에 집중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불교계 지원은 종무실 예산에 그치지 않는다. 전통사찰 보수·정비 사업, 방재 시스템 구축, 종교문화유산 발굴 및 관리, 불교문화원·명상센터 건립, 사찰음식 체험관 운영 등 다양한 명목으로 국비가 투입되고 있다. 여기에 템플스테이 사업에만 별도로 270억 원이 지원되고, 문화재 관람료 지원금과 재해 복구 비용까지 포함하면 전체 지원 규모는 1,700억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종교 지원을 넘어 문화·관광·유산 보존 예산이 결합된 구조다.
물론 불교가 다수의 전통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고, 국가 차원의 보존·관리 필요성이 크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문화재 유지·보수에는 상당한 재정이 소요되며, 관광 자원으로서의 가치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 필요성이 특정 종교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편중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있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특히 템플스테이와 같은 프로그램은 전통문화 체험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내세우고 있지만, 운영 주체가 종교 단체인 만큼 포교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롭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민국은 헌법상 국교가 없는 다종교 사회다. 불교뿐 아니라 기독교, 천주교, 유교 등 여러 종교가 오랜 역사 속에서 사회적·정신적 기반을 형성해 왔다. 그럼에도 지원 구조가 특정 종교 중심으로 고착된다면 종교 간 위화감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종교인과 비종교인 사이에서도 세금 사용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정부는 종교 지원 정책 전반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문화유산 보존과 종교 활동 지원을 명확히 구분하고, 객관적 기준과 투명한 절차에 따라 예산을 배분해야 한다. 또한 모든 종교 지원 사업에 대해 철저한 사후 감사와 공개 검증을 강화해 국민적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다종교 사회의 화합과 공정성을 위해, 정부의 종교 재정 지원은 보다 균형 잡힌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